고혈압을 원인별로 나누면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아직도 원인을 잘 모르는데 고혈압 환자의 90∼95%가 이에 속한다. 나머지 하나는 2차성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이의 대부분은 신장질환이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신장염·신우염 등 만성염증뿐만 아니라 다낭종신·신동맥협착 등 다양한 신장질환이 고혈압을 일으킨다.
신장은 신진대사 산물인 노폐물 처리와 물·산염기 조절을 위해 심박출량의 5분의 1이나 되는 많은 혈류량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신동맥경화로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노폐물이 쌓이면 이를 처리하기 위해 체내에선 ‘레닌’이라는 승압호르몬을 분비해 결국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또 사람에서 정상기능을 가진 신장은 두개 중 한개가 없어도 되고 나머지 한개의 절반만 제대로 기능해도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고혈압이 장기간 지속되면 신세동맥의 변화로 신경화가 진행돼 결국은 위축신이 되고 신기능은 떨어져 빈뇨·야간뇨·부종 등의 증상과 단백뇨, 크레아치닌 상승 등 신부전(요독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처럼 고혈압은 신장질환의 원인이건 결과이건 간에 상관없이 신장질환의 진행 및 말기신부전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손꼽힌다.
신장질환이 동반한 고혈압의 강압목표는 통상의 130∼85㎜Hg가 아니라 130∼80㎜Hg다. 단백뇨가 하루 1g 이상이면 120∼75㎜Hg까지 낮춰야 한다. 더 악화돼 요독증에 빠지면 식욕부진·구역질·구토·복통 등을 일으키고 빈혈과 출혈 경향이 생긴다. 심할 때는 혼수에 빠지기도 한다.
이때는 약물치료가 별 도움이 안되고 인공신장이나 복막을 이용한 투석요법이 필요하며 궁극적으로는 신장이식을 해야 한다. 신장기능검사에는 우선 요검사가 있는데 아침소변을 받아 단백 유무와 적혈구·백혈구 등을 현미경으로 보고 요 비중을 측정한다. 신기능이 나빠지면 오줌을 농축하지 못해 요 비중이 낮게 고정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