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기능들은 없애버려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디지털카메라 업계가 독특한 기능을 부각시킨 제품으로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동안 디지털카메라는 대용량, ISO의 다양한 변경, 연사, 매뉴얼 촬영, 외부 플래시, 동영상 촬영 등 갖가지 기능을 디지털카메라에 삽입해 왔으나 이같은 기능들은 실제로 자주 사용되지 않을 뿐더러 카메라의 덩치만 키우고 잔고장의 주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또 디지털카메라 보급에 걸림돌이 되는 가격상승에도 한 몫 해왔다.
디지털카메라 업계는 이에 따라 특정 계층을 겨냥해 사용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기능을 특화시킨 제품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한국후지필름(대표 남정식)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디지털카메라 ‘FinePix 50i’를 이달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432만 화소급의 ‘FinePix 50i’는 기본적인 디지털카메라 기능외에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조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64MB 스마트미디어 사용시 CD나 MD 수준의 음질로 최장 80분(128MB 사용시 160분)까지 기록할 수 있다. 또 음성을 감지하면 자동적으로 셔터가 작동하는 ‘파티모드’기능을 넣어 젊은 층이 요구하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극대화시겼다.
한국올림푸스(대표 방일석)는 줌기능을 강조한 ‘C-700 울트라 줌’을 통해 전문가 계층을 노크하고 있다. 이 제품은 사진 전문가에게 맞도록 완벽한 수동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동촬영과 함께 조리개 우선, 셔터 우선, 매뉴얼 노출이 모두 가능하며 초상화 모드, 스포츠 모드 등의 고급 모드도 지원한다. 특히 10배 광학 줌을 사용해 넓은 풍경과 근접하기 어려운 물체도 쉽게 포착할 수 있어 전문가들이 여행 중에도 원하는 그림을 담을 수 있다.
LG상사(대표 이수호)는 디자인으로 승부하고 있다. LG상사는 카메라 몸체에 스테인리스 합금을 통해 세련된 디자인과 질감을 나타내는 디지털카메라 ‘IXUX V’를 내놓고 튀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고 있다. 깔끔한 디자인과 휴대하기 편한 소형 덕분에 이 제품은 출시 한달 만인 8월에만 1000대가 팔렸다.
이밖에 신도시스템(대표 박규삼)은 크기로 승부하고 있다. 신도시스템은 핸드폰 크기의 디지털카메라 ‘Caplio RR10’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211만화소의 이 제품은 무게 172g에 2.95㎝의 두께밖에 되지 않아 와이셔츠 주머니에 들어가고도 남는다.
업계관계자는 “이제는 각 제품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능은 갖추고 있어 사용자들은 용도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며 “업계도 어차피 하나의 제품으로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독특한 기능을 가진 다양한 카메라를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