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린우씨는 최근 각종 증빙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오랜만에 자신이 졸업한 고등학교에 다녀왔다.
김씨가 고등학교 시절 서류를 뗀 이유는 내년에 과동기와 함께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해외로 떠나기 위해 분주한 학생들의 모습은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해외 유학을 주선하는 유학원에는 연일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대학마다 설치된 해외정보센터에도 많은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 역시 심각한 취업난이 예상됨에 따라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오히려 해외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에서도 해외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을 더 선호하고 있어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한 기업의 취업설명회장에서 만난 여학생은 “이제 해외 경험은 입사지원을 하는 데 있어 거의 필수적인 요건이 됐다. 실제로 학교에서 개설한 영어회화 수업에 참가하는 대다수 학생들이 이미 해외를 한두 번 다녀온 경험이 있으며 나머지 학생들도 졸업하기 전까지 한 번 정도 외국에 나갈 생각을 갖고 있다. 아직 해외에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동기들은 무척이나 불안해 하고 있다”며 최근 출국 열풍을 전했다.
이에 따라 적은 비용으로 외국에 다녀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경북대학교에서 시행 중인 ‘해외인턴십제도’나 ‘해외자원봉사활동’은 적은 경비로 해외 경험을 쌓고자 하는 학생들로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지방소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일수록 더욱 심하다. 지방대학가는 갓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들부터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4학년들까지 방학이나 학기 중에 해외로 나가기 위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학생들로 항상 분주하다. 이들은 서울지역 대학생에 비해 취업에 불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해외 경험을 핸디캡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충분히 국내에서도 자신의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많은 경비를 지출하며 ‘남이 가니까 나도 간다’는 식으로 분위기에 이끌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명예기자=정명철·경북대 midasm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