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탈에이지-함께하는소프트 합병할까

 게임배급업체인 디지탈에이지(대표 정영희)가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함께하는소프트(대표 김상구)와의 합병 논의를 잠정 보류키로 결정하자 그 배경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디지탈에이지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함께하는소프트와의 합병 논의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디지탈에이지측은 이에대해 “아직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끝나기도 전에 함께하는소프트측에서 일방적으로 합병 사실을 언론에 알린데다 언론보도 이후 디지탈에이지가 마치 함께하는소프트에 흡수되는 것 같은 악성 루머가 난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양사 합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디지탈에이지의 모회사인 소프트맥스가 부실한 자회사를 정리하기 위해 합병이라는 방법을 모색한 것 아니냐”는 추측성 보도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디지탈에이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부실한 기업을 정리한다는 주위의 분위기를 그대로 인정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디지탈에이지가 몇몇 타이틀을 배급하면서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순익 1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다”며 “특히 이번 합병의 경우 디지탈에이지가 그동안 미비했던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해 유통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 결코 사업자체를 접기 위해서 추진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디지탈에이지는 당초 취지가 퇴색된 합병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는 디지탈에이지와 함께하는 소프트의 합병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디지탈에이이지의 경우 현재 온라인 쇼핑몰 중심의 유통사업에만 주력, 성장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디지탈에이지측 주장대로 흡수 통합이 아니라면 그에 따른 분위기와 명분을 충분히 조성한 후 합병을 재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합병법인의 지분구조도 당초 예상과 달리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당초 5대 1 정도로 함께하는소프트가 지분구조에서 우위를 보였으나 다시 합병이 추진될 경우 디지탈에이지가 증자 등을 통해 지분비율을 높이려 할 것이라는 것이다.

 디지탈에이지의 정영희 사장도 합병 보류와 관련해 “논의 자체를 미루자는 것이지 합병 자체를 백지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명분과 실리가 모두 충족된다면 디지탈에이지와 함께하는소프트의 합병문제는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