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닷컴>컴디스코 CEO 존 잭슨 사장

 대형 화제나 빌딩 붕괴, 태풍 발생 등 사건·사고가 터지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있다. 바로 못 쓰게 된 정보통신 시설을 고쳐주는 컴퓨터 유지 및 보수업체 직원들이다.

 미국 컴디스코(http://www.comdisco.com)의 존 잭슨 사장(CEO)도 그 중의 하나다. 그는 시카고에 있는 드폴 대학(경영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30여년째 고장난 컴퓨터를 고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IBM 컴퓨터를 판매하던 컴디스코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4년이다.

 컴디스코는 당시 ‘컴퓨터 의사’로 한창 주가를 높이던 잭슨 사장을 컨설팅 담당 이사로 영입한 것을 계기로 IBM 컴퓨터 판매(딜러)를 그만두고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약속하는 컴퓨터 유지 및 보수 사업에 주력해 단숨에 미국 최대 회사로 발돋움했다.

 현재 잭슨 사장이 이끌고 있는 컴디스코는 전세계 100여개 주요 도시에 사무실을 두고 무려 3000여개 고객회사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도 25억 달러(약 3조3000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공은 잭슨 사장을 비롯한 컴디스코 직원들의 철저한 서비스 정신 때문에 가능했다. 당연히 이번에 뉴욕 무역센터가 붕괴됐을 때에도 잭슨 사장이 가장 먼저 사고현장에 달려왔다.

 그는 “첫 번째 비행기가 110층 무역센터 빌딩과 충돌한 직후부터 그곳에 입주해 있던 고객회사들로부터 컴퓨터 시스템을 고쳐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지금까지 모두 35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잭슨 사장은 우선 고객 회사들의 귀중한 디지털 자료를 복구하는 한편 수백명의 직원들이 임시로 사용할 사무실과 심지어 노트북 컴퓨터까지 임대해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재난을 당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는 아마 잭슨 사장 같은 전문가들이 사회 곳곳에서 제가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하는 ‘자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덕분인 것 같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