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계, 매출 하향조정 잇따라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연내 시장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고 올해 매출목표를 재차 하향조정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매출부진에 몸살을 앓으면서 하반기들어 수정매출계획을 내놓은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3분기에 이어 4분기 역시 경기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판단, 추가로 하향조정한 수정매출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가 채권단으로부터 신규 자금지원을 받지 못해 내년 설비투자가 사실상 동결된 데다 미국의 테러사태 이후 경기위축을 우려한 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이 투자계획을 축소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비업체들은 수정 매출액도 또한번 축소해야 할 전망이다.   

지난해 반도체시스템사업부문에서만 1295억원의 실적을 올린 삼성테크윈(대표 이중구)은 올해 매출목표를 2000억원 가량으로 늘려잡았다가 상반기 중에는 매출목표를 150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들어서도 반도체 경기불황이 지속되자 최근들어 매출목표를 재차 수정, 지난해 매출보다 하락한 100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케이씨텍(대표 고석태)은 지난해 683억원 매출을 기준으로 올해 매출액을 소폭 늘려잡았다가 나빠지는 경기상황을 고려, 지난 상반기에는 535억원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상반기 매출이 225억원 수준에 그치자 이 회사는 이번 분기 실적이 나오는 대로 2차 수정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아토(대표 문상영) 역시 지난해 500억원의 매출실적을 낸 이후 올해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2001년 예상매출을 400억원 가량으로 줄여잡았으나 상반기 매출이 220억원 수준에 그쳤고 하반기 전망 또한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 최종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0% 감 소한 350억원으로 확정했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지난해 5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올해 목표를 1024억원으로 설정한 이후 지난 7월까지도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하반기들어서도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지난주에는 당초 매출보다 40%나 크게 낮춘 620억원으로 매출목표를 수정했다.

 이밖에도 이오테크닉스, 아큐텍반도체기술, 한양이엔지, 유니셈 등의 반도체 제조장비관련업체들은 지난해 매출증가에 힘입어 올해 매출을 다소 늘려잡았으나 경기불황 심화로 매출목표를 매 분기실적이 집계될 때마다 수정해오다 최근에는 전년 수준 또는 전년대비 소폭 하락한 수정목표를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장비 경기가 단기간 내에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데다 이번 미국사건이 국가간 전쟁으로 확산될 경우 투자심리 위축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장비업계는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새로운 변수의 등장으로 매출목표를 또다시 하향조정해야 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