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쟁, 전략이 필요하다> 박재복(한국영상물수출협의회 회장)
△1983. 2 경북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86. 7∼92. 1 LG상사 근무(해외지사지원팀장)
△1992. 2∼현재 MBC프로덕션 영상사업팀장
△2001. 8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현 한국영상물수출협의회 회장
문화의 세기 21세기를 맞아 세계는 지금 문화전쟁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고 영화나 드라마, 다큐 그리고 게임, 캐릭터같은 문화적 상품의 위상과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문화상품의 해외수출은 직접적인 외화획득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부대효과가 엄청나 중국·홍콩·대만·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 ’한류(韓流)’를 불러일으키면서 일반상품 수출전선에까지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류’열풍을 이끌어내고 지속시키기 위한 문화전쟁의 첨병 역할을 하는 문화상품의 해외수출 기반이 그리 탄탄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수출을 위한 전략상품을 개발하고 상품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혁명적인 노력없이 이 상태로 간다면 한류열풍은 상당기간 제자리걸음 아니면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문화 콘텐츠가 주로 지리적 근접성과 문화적 유사성을 무기로 일단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데뷔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진 어설프고 불완전한 면이 너무 많아 언제까지 우리들의 시장으로 머무를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먼저 상품가치 있는 문화콘텐츠가 많이 나와줘야 할 것이며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려면 우선 제작하는 사람들의 사고의 틀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화 바람 속에 어차피 단일화되는 세계시장을 놓고 다함께 겨뤄야 한다면 우리가 지금 무엇보다 먼저 챙겨봐야 할 것은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 문화상품의 시장경쟁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지에 대한 현실진단이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외국으로 보다 많이 수출되기 위해서는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제작된 보편적 내용과 주제로 이루어진 전략상품들이 많이 나와줘야 할 것이다.
또 규모가 작고 대단히 제한된 국내시장 영역을 해외로까지 확장시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문화상품의 수출을 통한 해외부문의 수익을 제작비에 재투자, 고품질을 창출하는 확대 재생산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또 우리나라 콘텐츠의 해외수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출상품 면에서도 수출확대를 위한 특성화 장르의 육성전략이 효과적이고 비교적 접근 가능성이 높은 특정장르에 제작역량을 집중하는 불균형 성장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협소한 자국언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응책이 강구돼야 하고 국제 경쟁력이 있는 문화상품을 많이 제작하기 위해서는 주먹구구식 제작관행에도 손익개념이 적극적으로 도입돼야 할 것이다.
또한 제한된 자원과 역량으로 세계시장을 효율적으로 점령하기 위해서는 가용 투자재원의 재배치나 투자 우선순위도 냉정하게 검증되고 검토돼야만 한다. 별 생각없이 국내 시청자를 겨냥해 상품을 제작하면 끝이라는 식의 근시안적 제작 관행에서 벗어나 멀티유즈를 염두에 둔 적정규모의 제작비 투자 등 종합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케팅 측면에서의 노력도 경주돼야 한다. 시장진출 우선 순위 면에서는 문화적 뿌리가 같고 우리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관련 역량과 노하우를 비축해 점진적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해 나가는 전략이 현실적이고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직접공략이 어려운 시장에 대해서는 일반상품 수출전략에서 많이 경험해온 것처럼 굳이 ‘Made in korea’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국제 공동제작 혹은 현지 제작투자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우회진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