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사회생활에 대한 나약성 및 차별성에 앞서 기본적으로 여성 자신의 직업정신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여자니까 이런 일은 못해” 라든지 “아이가 아파서” “집안 일이 있어서” “남편과 트러블이 있어서” 아니면 개인 사정상 연장근무는 좀 곤란하다든지, 몸이 아파서 결근을 하는 횟수와 심지어는 업무중에도 사적인 전화 통화가 평균적으로 남자들보다 많다는 등등이 여성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현재 내가 단순히 직장생활을 하는 상태라면 같은 여자 입장에서 웬 괴변이냐 할지 모르겠지만 나 또한 직장생활에서부터 지금의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경영자로서 보는 종합적인 견해이기도 하다.
적어도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는 결코 일반 사람들과 같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주워진 일에 있어서는 최선의 노력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꼭 인정을 받겠다는 철학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물론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는데 그에 따른 대가가 없을 때도 있었고 나보다 능력이 부족한 남자 직원을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 또는 당연히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먼저 승진시켜 주었을 때 그리고 적어도 내 개인 생활마저 포기하면서까지 회사 일을 정말 열심히해도 인정을 받지 못 할 때는 이건 분명 내가 여자이기 때문이라고 판단,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것이 정말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러다 나의 27살 첫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어딜 가나 명함을 내밀면 정말 사장인지 의아해 했고 업무상 외부 미팅 때는 거의 필수적이다시피 나도 모를 구설수가 따라다녔다. 심지어는 어떻게 여자가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느냐며 인사인양 묻는 게 다반사였으며 남자와의 경쟁에서 성공한다는 것이 좀 힘들 거라는 우려의 소리도 수없이 들어야만 했다.
특히 아이의 출산 전날까지 업무를 진행하는 모습에 “정말 억척이니까 하지”라는 말과 아이를 낳은 지 2주만에 업무를 진행할 때도 “냉정한 여자가 아니면, 어떻게 저 어린 신생아를 남의 손에 맡기고 일을 할 수 있을까”하며 혀를 차는 소리까지 듣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이러한 시선과 여러 색깔 있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일에 손을 놓지 못한 이유는 정말로 내가 하는 일이 좋았고 즐거워서였으며 나 하나의 노력으로 사회적인 공헌과 보람 등등의 성취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에 여자 사무원을 뽑는데 주부사원을 면접한 적이 있었다.
나같이 일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만 있는 사람이라면 나는 절대로 미혼이든, 기혼이든 차별하지 않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지만 결혼한 이유로 가사일과 육아문제로 업무시간 이외에는 근무가 힘들다는 말 한마디에 내 자신이 여자이면서도 역시 아직은 우리나라 여자들의 자리는 여자 자신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겠지만 적어도 직장생활을 하려고 결심을 했다면 단순히 급여를 받기 위함이 아니라 이왕이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어떤 일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지를 충분히 파악해 직업전선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마 대한민국의 모든 경영자라면 정말로 일이 좋아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은 것이 최대의 소망이요, 바람일 것이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다고 생각한 것은 위와 같이 최선의 노력과는 별개로 우리나라 전통적인 문화의식적인 문제도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가사 일은 꼭 여자가 해야 한다든지, 아이를 낳으면 당연히 엄마가 돌봐야 한다든지, 회사 회식자리나 접대를 해야하는 자리에서의 술문화 또한 무조건 여자이기 때문에 어떤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것 등이다.
또한 여성 사업체가 경영 문제로 대출이나 어느 심사 평가를 받을 때 평가하는 개인의 여성에 대한 마인드가 평점을 좌우하는 예도 있을 것이며 결혼한 여자는 필히 남편의 인 보증을 필요로 하는 점 등에 있어서는 국가적으로 남녀 평등의식 및 기회와 공정한 심사 기준이 개편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내가 여성 CEO로서 이렇게 당당할 수 있음은 지금까지 이해와 꾸준한 협조를 해 준 남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민국 모든 남자 분들께 바라건데, 만약 자기 가족이나 아내가 집안 가사일과 육아문제 등의 부담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면 좀 더 넓은 아량과 이해 그리고 같은 인격체로서 동등한 대우와 협조를 해줌으로써 사회전반에서도 서서히 여성들의 능력이 당당하게 인정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베스트존 사장 이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