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바이오산업이 21세기 핵심분야로 부상하면서 이 분야에서 여성 CEO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바이오벤처 설립 붐을 타고 세포 배양이나 신물질 합성, 유전자 분석 등 연구 분야에만 머물던 여성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경영에 참여, 업계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첨단 바이오산업으로 꼽히는 DNA칩과 단백질칩은 물론 조직공학을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 재대혈 보관은행, 바이오폴리머 등 활약 분야도 다양하다.
자광의 유향자 사장, 리젠바이오텍의 배은희 사장, 푸드바이오테크의 지화정 사장, 다이아칩의 김수정 사장,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정보기술(IT) 산업과 달리 10년 이상이 걸리는 오랜 연구와 투자를 견뎌내야 하는 바이오산업계에서 인내심과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의 세포를 다루는 섬세함,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하는 차분함으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바이오 여성 CEO들의 경쟁력은 자신들만의 연구나 제품 우수성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많은 바이오벤처가 대학교 실험실에서 설립한 실험실(랩)벤처로, 대개의 CEO들은 교수직을 겸하고 있다.
이런 벤처들은 기업으로서의 위치보다 대학 연구실의 성격을 띠고 연구 성과에 대한 과학적 가치만을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에 따라 연구 성과를 상품화하는 노하우나 전문 경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투자가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바이오 여성 CEO들은 연구원으로서의 자세를 기본으로 상품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 아웃소싱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자광의 유 사장, 리젠바이오텍의 배 사장 등 현재 바이오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CEO들은 전문컨설팅업체를 통해 경영자문을 얻어 회사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바이오 여성 CEO들은 많은 여성인력 고용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푸드바이오테크의 지화정 사장은 연구인력 모두가 여성으로 구성된 바이오벤처를 이끌고 있는가 하면, 다이아칩의 김수정 사장은 여성 연구인력간 융합을 통해 연구의 효율을 높이는 데 솔선수범해 바이오 여인천하 기업으로 위상를 굳히고 있다.
여성이 활동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가 바이오산업이라고 입을 모으는 바이오 여성 CEO들은 세계적인 IT기업 HP의 칼리 피오리나에 못지않은 미모와 경영 경쟁력을 지니고 바이오산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뛰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