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숙 디자인스톰 사장
인터넷 비즈니스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단연 웹 에이전시다.
웹 에이전시 전문업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 디자인스톰(http://www.designstorm.com) 손정숙 사장의 경영 철학은 프로정신, 창의력 그리고 휴머니즘이다.
손 사장의 경영철학은 기업문화에서 잘 나타나 강한 기업보다는 인간적 접근과 친밀한 직원 유대관계 형성을 목표로 삼았다.
결국 디자인스톰의 유연한 조직과 문화는 급변하는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에서 설립 2년만에 웹에이전시 시장의 선두권 업체로 부상하는 원동력이 됐다.
인천국제공항, 정보통신부 웹 제작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낸 손 사장은 올해 독자적인 솔루션 개발과 웹 평가사업 등으로 수익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손 사장은 “웹 에이전시는 단순히 고객에게 웹 사이트를 만들어 주는 곳이 아니다”라며 “철저한 프로정신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하고 독특한 웹 아이덴티티를 창조하고 동시에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통합적인 e비즈니스 환경을 디자인스톰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를 ‘문화 콘텐츠 시대’로 전망하는 손 사장은 디지털 콘텐츠 사업 진출을 위해 이미 별도 사업본부를 구성했다.
여성이기 때문에 겪은 차별은 없었다고 강조한 손 사장은 “연륜이 짧아 아쉬운 적은 있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는 디자인스톰이 확고한 수익과 유통 채널을 확보하면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CEO를 영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그것이 더욱 발전적인 디자인스톰을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응용수학과 석사를 받은 후 SDS 사내벤처 소사장을 지낸 뒤 지난 99년 디자인스톰 경영자의 길로 들어섰다.
◆권은정 월드포스팀 사장
권은정 사장은 지난 98년 연세대 벤처창업연구회 후배 2명과 함께 월드포스팅(http://www.worldposting.com)을 설립했다.
권 사장은 직원들과 매우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벤처기업의 특성상 개개인의 역량이 매우 중요시되고 능력있는 개인들이 모여 회사의 역량이 강화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이렇게 직원들의 개인 역량을 중요시하는 권 사장의 경영 전략을 통해 월드포스팅은 인터넷 우체국이라는 명칭으로 국내 30여개의 포털·커뮤니티 사이트에 사이버 우체국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현재는 국내에 인터넷을 통해 실물 우편을 보내는 서비스를 일반화시키기에 이르렀다.
월드포스팅은 해외진출도 활발히 진행해 지난 1월 미국 현지 서비스를 오픈했고, 8월에는 일본 현지 서비스를 오픈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기업들의 DM 발송을 위한 기업용 우편 솔루션 ‘DM웍스’를 출시해 각 기업체에 고객 DB와 연동된 우편 발송 시스템을 보급하고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CEO라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말한다”는 권 사장은 “CEO도 하나의 직업이고 그 임무에 있어 프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주로서가 아니라 CEO로서 평가 받고 인정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권 사장은 “여성 CEO로서 느끼는 부담감보다는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CEO로서 느끼는 부담감이 더 크다”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보다는 인간적인 교류가 상대적으로 약해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조금 불리한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 사장은 여성 CEO로서 희소성의 원칙에 의해 이익을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소개했다.
좀 더 쉽게 기억되고 이슈화되기 쉬워 회사 홍보에 큰 도움이 됐었다는 설명이다.
◆김성주 HR코리아 사장
지난 97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뽑은 ‘차세대 지도자 100인’ 중 유일한 아시아 여성, 세계여성지도자회의 총회의 아시아 대표 연설자, 호주의 경제잡지 ‘비즈니스 클래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여성 기업인’, 2001년 아시아위크지가 선정한 ‘제1회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7인’ 중 유일한 한국 여성.
모두 김성주 HR코리아(http://www.hrkorea.co.kr) 사장을 소개할 때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김 사장은 미국 앰허스트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LSD)을 거쳐 하버드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최고의 블루밍데일 백화점에 입사했다.
이후 90년 성주인터내셔널을 설립, 해외 패션 브랜드의 수입과 면세점 사업을 통해 1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획득했고 OEM으로 연간 5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면서 97년말에는 80개 매장과 450명의 직원을 가진 패션산업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김 사장이 IT 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해 8월. 국내 최대 규모의 고급인재 헤드헌팅 사이트 HR코리아가 바로 그 시작이다.
HR코리아는 한글과컴퓨터·액센츄어·대웅제약·풀무원·참존·불스원·성주인터내셔널 등 7개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설립했다.
지난 2월 사이트 오픈 이후 7개월 동안 약 4만명의 고급인재 DB를 확보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매칭시스템은 총 100여가지가 넘는 항목을 꼼꼼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정확한 매칭을 가능케 한다.
HR코리아를 운영함에 있어 김 사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정보관리와 고객사의 판단을 도울 수 있는 정확한 리포트다. 최고의 인재들이 마음 놓고 이력서를 맡길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DB 보안을 위해 정해진 컨설턴트 외에 DB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 DB 유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컨설턴트 한 명 한 명이 자신이 맡은 기업의 인사책임자라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을 항상 강조한다.
◆정현경 젝시인러브 사장
여성포털 젝시인러브(http://www.xyinlove.co.kr)를 운영 중인 중앙ICS 정현경 사장의 키워드는 사랑이다.
정 사장은 젝시인러브의 방향을 사랑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와 재미, 사랑에 관해 고객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해소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설정해 다른 사이트와는 차별된다.
젝시인러브는 요리를 다루어도 남편을 위한 특별한 요리, 인테리어를 다루어도 침실 분위기를 바꿔 남편과 사랑을 더욱 진하게 하는 법 등 의식주를 모두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재가공해 회원들에게 제공한다.
또 부부심리, 연애테크닉, 사랑스러운 여자를 위한 패션전략, 워킹우먼이 사랑과 일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노하우 등 사랑에 관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정 사장은 대학을 졸업한 후 결혼잡지 ‘쉬즈브라이드’의 마케터로 일할 당시 이미 여성포털의 미래를 예감했다.
마라톤. 정 사장이 항상 생각하는 경영철학이다. 출발 직후에 속도를 내는 것은 바람막이만 될 뿐 정작 속도를 내야 하는 35㎞ 지점에서는 힘을 잃고 만다는 진리를 항상 마음에 두고 있다.
이런 소신이 적중해 이제 막 정 사장은 속도를 내기 시작, 제일 먼저 골인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욕심많은 정 사장은 현재 미디어 3개를 운영한다. 젝시인러브와 함께 대학문화를 선도하고 대학생과 함께 호흡하는 젝시캠퍼스(http://www.xy.co.kr) 주간신문과 사이트다.
“사업을 하다 보면 앞일을 미리 예측한 뒤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많습니다”라는 정 사장은 각종 경제지표를 꼼꼼하게 챙기는 데 일가견이 있다. 정 사장은 “여성이 진정한 여성성을 가질 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혼율도 낮출 수 있고 이로 인해 행복한 가정의 기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여성들이 이러한 방향으로 가는 길잡이 역할을 젝시인러브가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경 인터넷매트릭스 사장
인터넷 시장조사 전문업체 인터넷메트릭스(http://www.internetmetrix.com)의 이상경 사장(46)은 업계에서 전문성과 관록을 겸비한 여성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연세대 사회학과와 이화여대 철학과 대학원을 마친 이 사장은 지난 87년 당시에는 생소한 분야였던 시장조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마케팅리서치 전문 기업인 현대리서치를 설립했다.
이 사장은 이 시기에 자본, 기술력, 각종 정보 등 기업 운영에 필수요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었다고 회상한다.
또 사업 초창기 3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서 간단히 물거품이 되었던 쓰라린 경험 이후 네트워크의 힘을 뼈아프게 경험했다.
대학 졸업 후 줄곧 시장조사라는 한 우물만 판 이 사장은 지난 99년 인터넷메트릭스를 설립했다.한 분야에 10년 이상을 집중해 온 만큼 이 사장의 시장조사 관련 노하우는 이미 관련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국내 시장을 겨냥해 다국적 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인터넷메트릭스의 평가방법과 분석 기술 등 경쟁력에서 조금도 손색이 없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전문업체 최고경영자로 인정받고 있는 지금도 각종 조사분석 기법 등을 비롯해 조사와 관련된 책과 보고서라면 가리지 않고 두루 섭렵하는 이 사장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비즈니스는 곧 네트워크’라는 소신을 간직한 이 사장은 여성발전기금 관리위원, 기획예산처 행정개혁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 비상임위원 등 대외적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등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이 사장은 “여성으로서 새로운 분야에 뛰어 들어 10년 이상을 한 분야에 집중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편견없이 능력으로 평가했던 모든 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병수 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