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인터넷업체(1)

 ‘한국판 칼리 피오리나를 꿈꾼다.’

 IT의 급속한 발전 및 확대와 더불어 여성의 사회 각 분야 진출은 전통산업사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IT의 총아인 인터넷과 관련된 비즈니스 영역 만큼 여성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야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인터넷 비즈니스 각 영역에서 차별화된 사업전략과 탄탄한 경영을 기반으로 성공신화를 이끌어 낸 여성 CEO를 찾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여성만이 가진 섬세한 감각과 산뜻한 아이디어로 인터넷 업계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여성 CEO를 소개한다.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

 강한 추진력으로 IT업계에서 여성 특유의 강점을 보여주고 있는 우암닷컴(http://www.wooam.com) 송혜자 사장은 밝은 얼굴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지난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모범 여성경제인 대통령 표창 및 중소기업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바 있는 송 사장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 이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벤처기업 특별위원회 위원, 중소기업 신지식인협의회 이사, 한국여성벤처협회 부회장 등 대외활동도 열심이다.

 지난 93년 송 사장은 2000만원과 4평 사무실, 직원 두 명으로 우암닷컴을 설립했다.

 시작은 미미했지만 중견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우암닷컴이 그동안 정보통신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 우수한 기술력은 업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P2P(Peer to Peer) 기반의 영상솔루션 래이브컴스(RAVCOMS)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기술경쟁력 우수업체 및 정통부 신소프트웨어 추천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 사장은 이것을 기업의 생명력은 연구와 기술개발이라는 경영방침에 따라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자한 결과라고 말한다.

 송 사장의 경영철학은 철저한 고객관리다. 고객감동, 즉 한번 고객은 평생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고객을 대하기 때문에 고객을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고 성심으로 대한다.

 송 사장은 고객을 기다리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자신이 먼저 고객을 찾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알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또 솔선수범해 직원들이 스스로 애정을 갖도록 한다. 송 사장이 앞으로 이룰 꿈은 무한하다.

 유선 인터넷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휴대단말기, IMT2000 등 무선통신 시장 진출, 국내 영상 소프트웨어 시장 1위 고수, 소프트웨어 해외수출 등이 바로 그가 이루고자 하는 꿈들이다. 

 

◆김이숙 이코퍼레이션 사장

 ‘IT업계 대표주자’ ‘e비즈니스 선도자’

 토털 e비즈니스 컨설팅 전문업체 이코퍼레이션(http://www.e-corporation.co.kr) 김이숙 사장을 소개할 때마다 따라 붙는 수식어다.

 IT혁명의 흐름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예견하고 전통 기업의 IT혁신을 선도한 김 사장에게 꼭 어울리는 말이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IBM에서 근무한 김 사장은 IT산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생각에 98년 e비즈니스를 배우기 위해 전문학원을 찾았다. 하지만 당시 국내 e비즈니스 전문학원은 전무했다.

 이에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 김 사장은 아파트 구입을 위해 모은 3억원을 창업을 위해 쏟아부었다.

 지난 99년 이코퍼레이션을 설립,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김 사장은 강한 의지력과 합리적 리더십을 기반으로 LG화학·코오롱상사·농심데이터시스템 등 국내 50여개 유수 기업의 e비즈니스 컨설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이후 김 사장은 고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성공적인 e비즈니스를 위한 컨설팅은 물론 교육, 네트워크 서비스 등 모든 기업이 e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요소들을 제공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에는 교육, 컨설팅, 온라인과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ACON(Academy, Consulting, On-line, Network)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해 보다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열과 성을 다하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믿는 김 사장은 스스로를 70% 인생이라고 말한다. 이는 결국 남은 인생동안 나머지 30%를 채우는 것이 김 사장의 인생 목표다. 그래서인지 김 사장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일을 할 때에는 항상 완벽주의를 고집한다.  

 

◆강형자 인터넷시큐리티 사장

 국내 인터넷 보안업계의 유일한 여성 CEO인 인터넷시큐리티(http://www.security.co.kr) 강형자 사장은 외국에 국내 보안시장을 내줄 수 없다는 신념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1세대 보안업체로 손꼽히는 인터넷시큐리티는 일회용 비밀번호 발생기, 휴대형 개인 정보보호 장치 등의 기술개발과 함께 PC응용 보안솔루션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인터넷 보안인증 솔루션 전문업체다. 하나은행·대우증권·한국투자신탁 등 금융권과 전국 2800여개 지점망을 통해 전자금융서비스를 시작한 우체국에 기본 인증장치를 공급,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강 사장은 83년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 컴퓨터 사업부에 입사해 컴퓨터를 처음 접했다.

 이후 네트워크 컴퓨팅 업무를 맡으며 IT에 대한 안목을 넓혔고 92년 외국 정보보호회사와 대리점 계약업무를 담당하면서 보안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외국 보안업체 솔루션 도입을 위해 계약업무를 진행하던 강 사장은 2, 3년 동안 줄곧 접촉하던 그 회사가 막상 계약할 때에는 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보안회사로 성장해 있음을 알았다.

 그 후 국내 시장에도 조만간 이런 시기가 올 것을 예감하고 미국의 암호화 알고리듬 분야 대표적인 보안업체인 RSA사의 한국대리점을 설립해 인터넷시큐리티로 재출발했다.

 현재 인터넷 보안분야 중 특히 개인인증 분야에서 독자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터넷시큐리티는 지난 1월 미국 새너제이에 R&D센터 현지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업체의 한국 대리점으로 출발한 업체가 역으로 미국에 국산 보안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게 된 것이다.

 강 사장은 무선인터넷 관련 보안기술 및 제품개발에 나서는 한편 무선인터넷 공개키기반구조(PKI)를 지원하는 보안솔루션으로 무선인터넷 서비스, 장비업체들과 함께 시장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한현숙 디아이티 사장

 온라인 채용정보사이트 잡링크(http://www.Joblink.co.kr)를 운영하는 디아이티(DIT)의 한현숙 사장은 이름뿐인 사이트가 아니라 신뢰를 쌓아가는 회사를 만드는 것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운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직장을 찾아주는 작업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용과 서비스, 품질이 중요하다는 게 한 사장의 신념이다.

 잡링크가 취업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앞서 회원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도 한 사장의 신념에서 출발한다. 또 전문가로 구성된 콜센터의 운영을 통해 회원들의 이용문의에 대해 전화상담을 하는 등 고급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최고경영자로서 한 사장은 스스로 인정하는 것처럼 인터넷에 대해 잘 몰랐지만 경영에 대한 직감은 남달랐다. 강한 추진력과 사업기획, 아이디어 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는 게 회사 직원들의 설명이다.

 한 사장이 최근 새롭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러시아 인력 헤드헌팅 사업. 러시아 전문인력이 예상보다 많고 이들을 필요로 하는 국내 기업들도 꽤 있을 것이라는 게 한 사장의 예상이다.

 한 사장의 꿈은 잡링크가 온라인 채용사이트 첫 세대로 출발했지만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헤드헌팅, 교육기능 등을 함께 갖춘 종합인재개발회사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 사장은 최근 잡링크를 어떻게 하면 한국 최고의 종합인력개발업체로 만드느냐에 대한 구상으로 고심중이다.

 “직장은 한 사람의 인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사장은 “잡링크는 단순한 정보제공을 뛰어넘어 인력관리 전반에 관한 콘텐츠와 노하우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인재개발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 사장은 45년 대한페인트를 창업한 고 한정대 회장의 3남 5녀 가운데 맏딸로 96년부터 디아이티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사장

 페이게이트(http://www.paygate.net) 박소영 사장은 97년 여름 창업을 준비해 8개월 만에 결정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4년이 지난 현재까지 꾸준하게 한 우물만 파왔다.

 IT업계에 찬바람이 불며 구조조정을 얘기할 때, 또는 사업방향을 전환하거나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을 때에도 박 사장은 한점 흔들림이 없었다. 박 사장은 ‘멀티 페이먼트 게이트웨이’가 페이게이트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고 소개한다.

 이는 지불인증을 보다 광범위하고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즉 개인용 PC만을 통해 인터넷 결제를 하던 시장이 이제는 인터넷이 가능한 기기를 이용해 지불인증이 가능하게 됐다. 국제 금융인프라를 안방에 앉아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초기 지불인증이라는 아이템을 선정하면서부터 박 사장이 가졌던 포부다.

 ‘5대 기축 통화를 안방에 앉아서 자유롭게 쓰게 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박 사장은 99년 미국 보스턴에, 2000년 일본 도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페이게이트재팬은 일본의 신용카드사와 인터넷을 통해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비밀번호 등을 제시하고 승인을 취득하는 무서명 수기전표시스템 특약을 맺고 온라인 지불 서비스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이로써 원화와 엔화의 자유로운 사용과 인터넷을 통한 한국과 일본의 신용카드 인프라를 공유하게 됐다.

 “제게 또다른 보물이 있다면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동료들”이라고 자랑하는 박 사장은 가속도가 붙은 신제품 출시와 이에 못지 않은 시장성장과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고민중이다.

 박 사장은 올해 여름 휴가도 가지 않았다. 전쟁중 휴가가는 사람은 없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박 사장은 “소비자들이 PC를 켜지 않고 자신이 가진 금용 상품의 제약없이 안방에 앉아 멀리 타국에 있는 현지 토산품을 마음놓고 주문하며 동시에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