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체들이 생명공학 연구를 강화하는 등 바이오사업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대웅제약·유한양행 등 제약업체들은 최근 바이오사업부를 분사시키거나 부설 생명공학연구소의 연구중심을 신약개발로 바꾸는 등 원료합성 및 생산 위주의 회사 체질을 바이오산업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종근당(대표 김용규 http://www.ckd.co.kr)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생명공학전담 법인 ‘종근당바이오’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오는 11월 12일 공식출범하는 종근당바이오는 종근당 내 발효·원료사업부가 분사되며 본격적인 생명공학산업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종근당바이오는 안산연구소를 중심으로 유전자치료제 개발 및 대량 약효검색기술(HTS)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웅제약(대표 윤재승 http://www.daewoong.co.kr)도 최근 경기도 용인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생명과학연구소를 신축하고 준공 기념식을 가졌다. 지난 2년간 100억원을 들여 마련한 이 연구소에는 생명공학연구팀·세포공학연구팀·제제연구팀·합성연구팀·약리독성연구팀 등 100여명의 연구원이 입주하게 된다. 대웅제약은 이번 연구소 신축을 계기로 연구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해 바이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유한양행(대표 김선진 http://www.yuhan.co.kr)도 최근 신약개발 능력을 강화하고 임상능력의 전문성을 제고하려고 약품사업본부장 직속 의학실을 신설했다. 유한양행은 임신진단시약 개발에서 확립된 기술을 바탕으로 간염진단 키트 개발을 완료했으며 향후 에이즈·암 진단 키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임상연구 분야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학담당상무를 영입하는 등 연구조직도 강화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외국 유명 제약사의 특허가 만료된 약을 생산하는 데 급급하던 제약업체들이 최근 연구개발 분야에 예전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제약 시장이 거대 다국적회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신흥 바이오벤처들의 신약이 속속 출시되면서 체질 개선 없이는 생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CI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가 생명공학회사로 거듭나려면 수천억원대의 막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데 국내 제약사들의 투자 수준과 인프라가 너무나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