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응전>美해커단체들 "더이상 참지 않겠다"

 미국의 유명 해커단체가 테러에 대한 사이버 보복을 공언하고 나섰다.

 지난 2월 뉴욕타임스의 금융시세서비스를 붕괴시킨 바 있던 해킹그룹인 ‘더레브(The Rev)’와 ‘디스패처스(The Dispatchers)’는 팔레스타인과 아프가니스탄 사이트에 대한 보복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기술로 무장하고 함께 일어나 모든 방법을 동원해 우리의 목표물들을 무력화할 것이다. 우리는 싸우기 위해 뭉쳤고 더이상 참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더레브는 이미 여러 팔레스타인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들이 무력화됐으며 미래의 공격목표는 아프간의 온라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들 단체에는 60명 이상의 전문 해커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독일의 컴퓨터전문가그룹인 카오스컴퓨터클럽은 대응성명을 내놓고 비난하고 나섰다.

 카오스클럽의 대변인인 젠스 오리그는 성명서에서 “대중이 (더레브의) 이같은 호소와 유사한 것들을 무시할 것을 당부한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세상을 단순히 흑과 백으로 나누거나 그같은 차별의 기준으로 종교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테러범의) 파괴의 힘에 직면해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항상 결국에는 승리하는 대화의 힘이 증오보다는 더 강력하다는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테러참사 이후 해킹과 바이러스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상습 해커인 플러피 버니는 14일(현지시각) 웹호스팅회사의 DNS(Domain Name System)에 침투, 엔트리를 바꿔 수천개 사이트가 ‘플러피 버니가 지하드로 갔다’는 메시지가 담긴 페이지로 접속되도록 했다. 또 같은날 FBI의 국가인프라보호센터(NIPC)는 라이프스테이지스 바이러스의 이름을 ‘WTC.txt.vbs’로 바꾼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했다고 경고했다.

 해커들의 활동이 급증함에 따라 NIPC는 “해킹활동은 최고 5년까지 감옥에 수감되는 중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자경단식의 행위는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국가에 해를 미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