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쇼크 여파로 4분기에도 정보기술(IT) 경기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증권가에선 내다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IT업계가 4분기에는 최소한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확대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해 왔지만 이번 미국 테러 충격으로 이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IT업계 내부에서도 내년도 경영 전략 등에 수정이 불가피, 내년도 IT사업 계획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테러 후 IT동향=미 테러 쇼크 이후 일시적인 항공 통제가 있었지만 D램과 기타 전자 부품의 가격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다. 램버스 D램 가격이 소폭 상승했지만 단순 변동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IT업계는 이미 수요부진과 과도한 재고로 고전중이어서 이번 부품의 공급지연이 불러온 타격은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PC매출부진으로 2개월치 PC재고가 창고에 쌓여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홍빈 삼성증권 팀장은 “미국 테러사건 이후 D램 가격 변동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PC업체로부터 물량 변경 주문도 아직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4분기 계절적 기대감은 매우 희석됐으며 기대했던 주문량보다 실제 출하량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업계 내부에서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테러 쇼크가 유가 상승 등으로 이어져 IT업계의 원재료비 부담이 커진 다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IT업계 경영전략 변경 불가피=4분기 계절적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어 연구개발(R&D) 정책과 마케팅, 설비투자 등 전반적인 경영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례는 없지만 전반적인 IT제품의 수요위축이 업체별로 IT신제품의 출시 시기, 제품 가격정책 등의 변경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수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삼성전자 등 IT 대기업들의 내년도 경영계획이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IT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설비투자나 연구개발 등 비용 측면에서 대대적인 축소가 나타날 것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전략도 제한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