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이미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처럼 돼버렸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인터넷 기업들이 속속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전자신문에서는 코리안클릭 및 코리아리서치 등과 공동으로 지난달 8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만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사용실태 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 및 지난 2월에 실시한 넷서베이의 추적조사로 국내 소비자의 인터넷 이용현황 및 인터넷 이용자들의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인터넷 이용자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기초자료를 수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특성 및 사용환경 변화를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조사 대상 및 방법
이번 인터넷 사용실태 조사는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 4학년에서 65세 사이의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루어졌다. 표본추출은 지역별·성별·연령별 인구구성비에 따른 표본을 할당하고 할당기준 내에서 무작위로 추출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표본 구성은 서울지역이 22.1%인 221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지역 19.3%, 부산 8.4%, 대구 5.5%, 인천 5.4%, 광주 2.9%, 대전 3.0%, 울산 2.3% 등이었다. 또 경북과 경남지역에는 각각 5.6%와 6.3%를 할당했으며 강원 3.1%, 충북 3.0%, 충남 3.8%, 전북 3.9%, 전남 4.1%, 제주 1.1% 등을 배정했다.
응답자 연령대는 19∼24세가 12.6%인 1257명으로 가장 많았고 25∼29세는 1185명, 30∼34세는 1162명, 35∼39세는 1159명이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및 고등학생은 각각 511명, 517명, 614명이 응답했다. 이밖에 40대는 1900명, 50세 이상은 1695명이 설문에 응했다.
◆인터넷 사용인구
국내 인터넷 사용인구는 8월 현재 총 218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만10∼64세 인구의 59.5%에 달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인구 10명 가운데 6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남성 인터넷 사용자는 1250만8000명으로 57%를 차지했으며 여성 사용자 비중은 43%인 932만4000명인 것으로 조사돼 아직은 남성이 여성보다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높은 성장세를 지속해온 인터넷 사용자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 99년 총 1270만명이었던 인터넷 사용인구는 지난해 6월 1597만명으로 327만명이 늘어났고 지난 2월에는 2075만명으로 478명이 증가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08만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령별로는 여전히 20대 이전의 젊은 학생층의 인터넷 사용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초·중·고교생 등 청소년층은 대다수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까지만 해도 77.4%였던 초등학생의 이용률이 이번 조사에서는 89.6%로 크게 높아져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보급이 크게 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연초에 이미 95.8%와 96.8%에 달했던 중고생의 이용률은 각각 95.9%와 95.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19∼24세까지의 20대 초반층은 지난 2월 90.9%에서 8월에는 89.7%로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그렇지만 20대 후반층의 이용률은 71.4%에서 73.2%로 다소 높아졌으며 30대 초반과 후반층도 각각 65%와 58.3%를 기록하며 연초에 이어 빠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40대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도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렸다.
성별로는 남성의 67%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여성도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절반이 넘는 51.3%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가운데 중학생에서 29세까지의 젊은층에서는 사용자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초등학생과 30∼39세의 주부층 이용률이 크게 증가, 이제는 여성도 학생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인터넷에 모든 연령층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초등학생의 경우 지난 2월 74.6%에서 이번에는 90.1%로 무려 14.5%나 높아졌으며 30대도 처음으로 50%대를 넘어섰다.
지역별 인터넷 사용률에서는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7대 도시가 62.2%를 기록하고 도지역은 56.9%의 사용률을 보여 아직도 도지역간에 5% 수준의 인터넷 사용률 격차가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특이한 사항은 연초만 해도 7대 도시 가운데 부산 다음으로 낮은 이용률을 보였던 울산이 65.6%를 기록하며 각각 65.4%와 65.3%를 기록한 서울과 광주를 제치고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인 점. 도지역 가운데는 경기도가 63.6%로 가장 높았으며 제주가 60.6%로 2위에 올랐다. 광주·충남·전남·경남 지역등은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직업별로는 절대다수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학생층이 평균 95.2%로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였으며 연초에 비해 0.2%가 감소한 화이트칼라 계층이 72.5%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연초까지만 해도 급성장세를 지속해온 블루칼라 계층과 자영업자는 각각 41.0%와 43.8%로 지난 2월 대비 각각 2.3%포인트와 2.6%포인트가 증가했으며 주부층도 1%가 포인트가 늘어난 32.5%가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그쳐 아직은 직업간 격차가 심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인터넷 사용시간
국내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용시간은 점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실시한 조사결과에서도 네티즌들의 일주일 평균인터넷 사용시간은 14.4시간으로 지난 2월 대비 2.4시간이 늘었다. 특히 8∼15시간 사용자들은 27.1%에서 25.1%로 감소한 반면 16시간 이상 사용자는 연초 26.9%에선 30.7%로 많아졌다. 2∼7시간 이용자와 1시간 이하 이용자도 각각 37.2%와 6.9%로 줄어 인터넷 여긱 다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남성의 평균 사용시간이 여성이 비해 훨씬 많았다. 16시간 이상을 사용하는 남성은 36.6%에 달했으나 여성은 22.9%에 불과했다.
직업별 일주일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화이트칼라가 16.2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학생층이 16시간, 자영업자가 13.4시간, 블루칼라가 12.9시간, 주부가 7.6시간 등이었다.
특히 학생층은 일주일에 16시간 이상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지난 2월 30.7%에서 38.1%로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로 화이트칼라도 30.8%에서 34.4%로 늘었다.
또 블루칼라는 지난 2월 19.2%에서 25.8%로 급증, 화이트칼라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으며 자영업자와 주부는 각각 24.2%와 9.5%로 지난 2월의 26.3%와 10.3%에 비해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연령별 사용시간면에서는 고등학생이 18.4시간, 19∼24세가 17.9시간, 20대 후반이 16.9시간으로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또 중학생과 30대 초반도 각각 15.1시간과 14시간에 달했으며 30대 후반과 40대 이상도 10시간을 넘어서는 등 전반적으로 인터넷 사용시간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