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e마켓 코스닥行 `발빠른 행보`

e마켓 ‘기업공개 1호’ 어디가 될까.

 수익이 창출되는 몇몇 e마켓들 사이에서 코스닥 등록을 통한 기업공개를 본격 준비하고 있어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퓨어 e마켓 주식’이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등장하게 될 e마켓주는 수익이 창출되고 있는 대형 e마켓보다는 벤처형 e마켓에서 먼저 시작된다는 점에서 ‘B2B 중심의 벤처 붐’이 다시 한번 점쳐지고 있다. 자본금이 수십억원에서 백억여원이 넘는 대형 e마켓들은 대기업 계열사라는 조건 때문에 3년간 흑자를 내야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2004년이나 돼야 등록 조건을 갖추게 된다.

 ◇어디가 나서나=코아링크, 애니스틸닷컴, 일렉트로피아, 케미즌닷컴, 파워컴 등 십 여개에 이르는 e마켓들이 내년 초부터 연말까지 기업공개를 목표로 세우고, 코스닥등록 조건을 갖추기 위한 작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e마켓들의 공통된 작업은 우선 벤처 등록. 벤처 기업은 일반 기업에 코스닥등록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대부분 벤처 기업으로 등록을 서두르고 있다. 두번째는 흑자전환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사업구조 갖추기다. 이밖에 기업설립이 얼마 되지 않은 기업들도 회계감사를 받거나 재무담당 임원을 영입, ‘조건 완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

 호텔식자재 e마켓인 코아링크(대표 박경애 http://corelink.co.kr)는 오히려 늦었다는 분위기다. 당초 연내 등록을 추진했으나 내년 초까지 기업공개를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황금에스티가 전액 출자, 주목받고 있는 철강 e마켓 애니스틸닷컴(대표 김종현 http://www.anysteel.com) 역시 내년 상반기 중 등록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정부의 B2B시범사업을 모태로 태어난 전자분야의 일렉트로피아(대표 이충화 http://www.e-pia.com)는 내년 말경 등록을 목표로 세우고 올해 흑자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화학 e마켓인 케미즌닷컴(대표 문영수 http://www.chemizen.com)은 내년 상반기 신청, 하반기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왜 나서나=당초 2003년 이후에 가서야 기업공개를 하는 e마켓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보다 앞선 것이다. e마켓들이 기업 공개를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자금조달’ 때문이다. e마켓의 한 관계자는 “수익모델의 가능성이 보이는 e마켓은 선순환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즉 일단 시장에 발을 내디딘 e마켓의 경우 활발한 영업을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캐피털이나 창투사들의 자금이 이미 들어갔다는 조건도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미 기업공개를 통한 수익창출에 기대를 걸고 투자한 투자사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기업 공개를 앞당길 것을 종용받는다는 것이다. 무한기술투자·유티씨벤처가 코아링크에,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가 애니스틸닷컴에 투자했다.

 ◇닷컴 실패 재현하지 말자=e마켓의 코스닥등록 준비에 대해 동종 업계에서조차 ‘아직 이른 것 아니냐’는 부정론과 ‘준비할 때가 됐다’는 긍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르다는 견해는 수익이 안정적으로 창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공개가 이슈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e마켓에서는 ‘오히려 너무 늦게 하면 등록조건이 어려워져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결국 이런 현상이 ‘거품을 안고 너도나도’ 시장 진출로 나서게 하는 바람몰이로 작용한다는 비판이다.

 오프라인 사업을 겸하고 있거나 수익이 나고 있는 e마켓들은 이런 우려에 대해 ‘결국 시장에서 평가받는 것’이라고 자신한다. 한 관계자는 “e마켓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일고 있는 일반적인 부정론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기업 공개를 통해 떳떳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의 성공여부를 평가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