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e비즈니스 환경에 적극 대응해 온 국내 주요 기업들이 최근 비용절감·수익성향상·업무개선·고객확대 등 다각적인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선발 e비즈니스 추진기업 사이에서 발견되는 이같은 효과는 비교적 일천한 국내 도입역사를 감안할 때 크게 고무적인 현상으로, 이제 한국의 e비즈니스 환경도 차츰 결실을 맺으면서 구체적인 방법론을 도출해가는 이른바 ‘리얼 e비즈니스’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주목된다.
이같은 결과는 본지와 한국전산원·삼일회계법인이 산업리서치 전문기관인 KRG(대표 전원하 http://www.krgweb.com)와 공동으로 지난 8월부터 5주간 전국 122개 제조·금융·유통·서비스업종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e비즈니스 추진성과’에서 밝혀졌다.
이번 e비즈니스 조사에서는 전체 122개사 중 79%에 해당하는 96개 업체들이 e비즈니스의 효용성을 뚜렷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업무대상도 직접적인 경영지표를 반영하는 비용절감과 수익창출에서 △고객만족도 향상 △업무프로세스 개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최근 전통산업 주변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성급한 ‘회의론’을 불식시키는 결과로, 뒤늦게 e비즈니스 대열에 합류한 오프라인 기업들에 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96개 선발 e비즈니스 추진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심층 분석한 성과조사에서는 무엇보다 고객만족도 향상이 가장 큰 결실로 꼽혔다. 97%에 해당하는 93개 기업들이 고객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답했고, 45%에 달하는 업체들은 e비즈니스를 추진함으로써 신규 고객도 증가했다. 96개 기업들은 또한 평균적으로 매출의 13.6%에 해당하는 생산성 증가 효과와 14.3%의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고 답해, e비즈니스가 실제 경영성과로도 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또 이같은 e비즈니스 추진효과가 선발 기업들의 특징적인 노력에 따른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 결과 96개 기업의 절반 이상인 52개 기업이 영업·사후서비스·콜센터 등 분산된 고객정보를 통합 운영중이었으며, 35.4%는 개인 및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된 정보서비스를 제공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축으로 사안별 e비즈니스 전담팀을 구성하는 한편, 정기·비정기적인 사내 교육을 대부분 실시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구매조달 전자화 비중도 38.8%에 달했고, 31.4%에 달하는 기업들이 협력사간 공급망관리(SCM) 환경도 구축해 놓고 있었다.
그러나 최고경영층의 추진의지는 여전히 핵심적인 문제점으로 꼽혔고, e비즈니스 추진성과가 기업현장에서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못한 점은 최근의 부정적인 시각을 부채질하고 있는 주요인으로 조사됐다.
한국전산원 지식정보기술단 최완일 단장은 “이번 조사 결과 e비즈니스의 효과는 대기업·중소기업 등 기업규모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다”면서 “선발 모범사례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뒷받침된다면 e비즈니스의 유용성은 전 산업범위에 걸쳐 전파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 김범태 이사는 “e비즈니스가 새로운 경제환경을 대비한 장기 생존전략이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성과를 논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선도기업들을 중심으로 최근 가시적인 결실이 나타나면서 국내 e비즈니스 추진환경도 초기 막연한 기대감에서 탈피해 차츰 발전하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