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유의 테러사건이 연일 방송과 신문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명실공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심장부에서 그것도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무역센터(WTC)가 허무하게 무너지고 거의 같은 시간에 철옹성으로 알려진 펜타곤이 피격당했다. 이런 어이없는 대참사들은 항상 우리에게 크고 작은 교훈들을 남겨준다. 무슨 정치적인 또는 군사적인 큰 교훈을 떠나서 나는 그 참사에 희생된 납치된 비행기 속에서 긴박하게 일어났을 장면들을 생각해본다.
보도기사에서도 잠시 비춰지기는 했는데 분명 그 비행기 속에는 용감한 시민영웅들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피츠버그에 추락한 비행기 속에는 몇명의 탑승객들이 용감하게 테러범들과 싸웠다는 가능성이 톰 버닉이라는 사람과 제레미 클릭이라는 사람의 휴대폰 통신에 의해 알려졌다. 나는 이 내용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위급한 상황에는 용감한 시민영웅들이 있다는 인간의 행동법칙을 믿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크고작은 재앙들 속에서 우리는 이 사실을 목격해왔다. 난리나 전쟁, 천재지변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아낌없이 불살라 희생했던 많은 시민영웅들이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알면서도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 몸을 던져 싸웠기에 다른 큰 빌딩이나 백악관을 구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용감한 사람들은 겉으로는 쉽게 나타나지도 않고 자기의 명예를 추구하지도 않는다. 한낱 정치적인 지위나 좇고 눈앞의 개인적인 이익이나 추구하는 소인배(?) 따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남을 속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기생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IT기업인들이나 많은 세금을 내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한 유리월급봉투의 샐러리맨들도 이런 용감한 작은 영웅들이라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고군분투하는 그들은 분명히 이 시대의 영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영웅들이 있는 한 우리 사회의 장래는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