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식물이용개발사업단
우성식 유니젠 생명과학연구소장
‘식물을 이용한 신물질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신약 개발은 그 엄청난 부가가치로 인해 국가마다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국내 신물질 탐색 수준은 선진국인 미국의 2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자생식물에서 신약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신약 개발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자가 있다.
주인공은 자생식물이용개발사업단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우성식 박사.
바이오벤처 유니젠의 생명과학연구소장인 우 박사는 최근 ‘자생식물 활성물질 탐색을 위한 초고속 분리 추출(HTS:High Throughput Screenning) 기술’을 개발했다.
우 박사의 신기술은 신물질 개발시 정확성을 10배 이상, 탐색 속도를 10∼50배까지 증가시키며 전체적인 연구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우 박사의 연구성과로 인해 유전체(genomics) 시대에 맞는 초고속 천연물의 탐색 방법이 개발돼 향후 신물질 탐색 과정에서 소요되는 반복적인 과정이 획기적으로 단축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있는 국산 천연물질 소재의 발굴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생리활성물질에 대한 특정 약리기작 및 질환 관련 지표 유전자군의 분석 등에 자료를 제공, 유전체 연구와 의학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영국이 식물 추출물로부터 개발한 의약품으로 연간 7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미국은 천연생물자원으로부터 당뇨병 치료제·전립선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등 천연물질연구가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에 비해 그간 국내 연구는 많이 뒤져 있던 것이 사실이다.
우 박사는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텍사스 A&M대학에 입학, 유전체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드 윙 박사의 수제자가 됐다. 이 대학 박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우 박사는 식물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박테리아 인공염색체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유전체학 연구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클림슨대학 유전체학 연구소의 DNA염기서열분석센터장 겸 연구조교수로 재직하는 등 당시 세계적으로도 태동기에 불과하던 유전체학의 최고 전문가로서 길을 걷게 된다.
99년 미국에서 연구 활동을 마치고 귀국, 건국대학교 농생명과학대학 조교수로 부임했다. 하지만 2000년 봄, 남양알로에 이병훈 사장을 만나면서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 세계 최고의 천연물 바이오벤처를 구상하던 이 사장의 제의를 받아들여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교수직을 내놓은 것이다.
선진국들이 신물질 개발을 산업으로 연결시켜 성과를 거두는 시점에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대항해 경쟁력있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는 우 박사의 평소 지론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벤처기업에서 연구하는 것에 후회는 없냐는 질문에 우 박사는 “자생식물을 통한 신물질 개발연구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고유자원의 고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연구 분야”라며 “이번에 개발된 차세대 HTS기술을 바탕으로 천연식물로부터 신약 및 신소재를 개발해 한국을 천연물 연구 및 산업화의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 어떤일 하나>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으로 지난해 4월 출범한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정혁)은 한반도에 서식하고 있는 4000여종의 다양하고 특이한 자생식물자원과 첨단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해 세계적으로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식물 유래의 각종 고부가가치 생명공학제품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10년(2000년 7월∼2010년 6월)간 총 165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 △자생식물 수집·분류 및 보존 활용 분야 △자생식물 유래 신기능성식품·식품의약·약용소재 개발 분야 △고부가가치 형질전환 식물개발 분야 등 3대 분야 과제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1단계(2000년∼2003년)는 약용식물 탐색 및 자생식물이용 기술개발체제 구축, 2단계(2003년∼2006년)는 각 분야에서 실용화 가능한 시제품 창출, 3단계(2006년∼2010년)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창출한다.
3단계가 끝나는 2010년에는 국내 자생식물자원의 범국가적 종합관리체계의 구축, 자생식물을 최대한 활용한 각종 신품종 및 신기능성식품·식품의약 등의 고부가가치제품 개발 등 식물 관련 첨단생명공학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