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데이콤·온세통신 등 3개 기간통신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는 국내 시외전화시장에 사업자간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완화되면서 시장점유율도 선발사업자가 하향세를, 후발사업자는 상향세를 띠며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정통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외전화시장이 완전경쟁체제로 들어간 9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통신의 시장점유율은 10% 이상 감소하고 있는 반면 데이콤, 온세통신 등 후발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7.5%와 2.6%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표참조
3사가 전화모집제에 활용한 시외전화 영업방식을 모두 중단하고 직접 가입자로부터 시외전화서비스 신청서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전환한 것이 시장안정화에 가장 크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데이콤 전화사업본부 관계자는 “전화모집제 운영이 연간 수백억원대의 비용을 들이는 일이었지만 후속 효과는 크게 없었다”며 “사업자간 경쟁만 심화시키고 개별 사업자에게는 별다른 이득이 없다는 것이 모든 사업자의 공통된 인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재로 전화모집제를 통해 수백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유치해도 서비스 가입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선택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 마음을 바꾸거나 이탈하기 쉬웠고 심지어 사업자 사이를 한달 만에 바꾸거나 오간 가입자 수가 전체의 절반에 이를 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 시외국제전화사업부 관계자는 “고객이 귀찮아할 정도로 전화모집제 운영에 대한 부담감이 발생했고 그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사업자들은 매출증대보다 과열경쟁 지양쪽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화가입제에 따른 부작용이 시외전화사업자에게 과열경쟁을 지양하도록 만든 직접적 원인이 됐지만 전체 시외전화 시장규모의 꾸준한 감소도 사업자들의 시장경쟁 의욕을 어쩔 수 없이 감퇴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96년 전체 2조1754억원에 달하던 국내 시외전화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2267억
원으로 4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시장규모가 줄어든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동전화사용의 대중화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0% 가까이 줄어든 시장에서 3개 사업자들이 지나친 출혈경쟁에 빠진다면 소득도 없는 싸움에 자체 경쟁력만 소진하는 꼴을 만들기 쉬웠던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사업자별로 너나없이 통신사업에 대한 수익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나선 것도 이러한 변화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