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CPU 성능 재평가 주장, 인텔 반박

 AMD가 클록 주파수 기준의 기존 CPU의 성능평가 방법이 잘못됐다며 새로운 평가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AMD는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프로세서 성능은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빨리 실행’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 클록 주파수에 클록당 명령수행수(IPC:Instruction Per Clock)를 곱해 나오는 수치를 성능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MD는 현재 클록 주파수가 CPU 모델명에 이용되면서 객관적인 성능평가가 등한시되고 있어 새로운 평가기준이 반영된 분류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C넷 및 레지스터 등 외신에 따르면 AMD는 이 같은 성능평가기준을 바탕으로 내달 중순 선보일 데스크톱용 신제품(모델명 팔로미노)의 제품명을 ‘애슬론 XP’로 정한 다음 클록 스피드가 1.53㎓인 제품일 경우 모델명을 아예 ‘애슬론 XP 1800+’로 바꿔 내놓을 예정이다.

 또 1.47㎓와 1.40㎓, 1.33㎓ 제품도 각각 ‘1700+’ ‘1600+’ ‘1500+’로 명명, 경쟁사인 인텔의 동급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과시할 계획이다.

 특히 AMD는 이 같은 평가기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적인 컨설팅기관인 아서앤더슨으로부터 벤치마크 기준과 과정에 대한 공정성 심사를 받았으며 제품 출시와 아울러 유명 벤치마크 회사들과 함께 결과치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AMD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경쟁사인 인텔의 경우 CPU는 아키텍처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설계되느냐에 따라 특정 애플리케이션마다 성능 및 처리속도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더욱이 CPU는 입출력장치(IO)와 메모리·그래픽 칩세트 등과 연결돼 종합적으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단독적인 성능평가가 어렵다는 것. 따라서 해당 CPU가 장착된 PC 시스템에 의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AMD의 이 같은 주장 뒷면에는 인텔의 클록 주파수를 따라가기 어려운 설계구조를 갖고 있어 성능을 강조하는 쪽으로 마케팅 방향을 전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벤치마크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실 CPU의 성능을 클록 주파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AMD 주장 이전에도 대다수 전문가들이나 마니아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AMD의 명명 자체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