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합병 성사 `산넘어 산`

 “기관투자가들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괴로워요….”

 세계 컴퓨터산업에 한 획을 그은 HP와 컴팩의 합병 발표 소식이 전해진 지 20일이 가까워오고 있지만 미국의 기관투자가들과 애널리스트들이 여전히 양사의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 보도했다.

 투자가들의 이같은 반응은 양사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이달 3일 HP의 컴팩 인수 발표 당시만해도 합병 규모가 250억달러에 달했지만 현재는 176억2000만달러에 불과, 합병 발표 당시와 비교하면 70억달러 이상이 줄어 들었다.

 그리고 컴팩의 경우 18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4시 주가가 8달러52센트에 불과해 합병 당시 조건인 컴팩 주식 1주 대 HP 주식 0.6325의 교환 비율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컴팩의 주가가 17% 정도 낮은 실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양사가 내년 상반기까지 합병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당국의 독점 조사 여부와 기업 환경의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뉴욕 테러 사건과 미국의 보복 전쟁 개시로 양사의 합병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까지 전망하고 있다.

 현재 양사 경영진들은 미증유의 뉴욕 테러 사건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자 다시 기업고객, 주주, 직원들을 상대로 합병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피오리나 CEO는 지난 17일에도 몬트 칼로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컴퓨터업계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합병의 당위성을 위성으로 연설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컴팩내에서 합병팀을 이끌고 있는 이 회사 최고재무임원 제프 클라크도 “양사의 합병은 꼭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