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디지털방송은 크게 지상파, 위성방송, 케이블TV방송 등 세가지 분야로 나뉘어 추진된다.
이 중에서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이 오는 11월부터 각 사별로 본 방송에 들어가는 등 가장 먼저 시행되고 위성방송은 올해말, 케이블방송은 2002년부터 시작되며 2003년부터는 라디오방송까지 디지털화되는 등 모든 방송환경이 디지털로 바뀌게 된다.
◇지상파 디지털TV 방송=디지털방송은 지난 97년 2월 정부에서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 일정을 발표하면서 준비작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나 삼성·LG·대우 등 가전업체들은 이보다 앞서 자체적으로 디지털TV 기술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방송시대를 준비해 왔다.
98년에는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에 관한 표준방식 초안이 마련됐고 99년 5월 KBS가 관악산 송신소에서 첫 실험 전파 발사에 성공했으며 10월에는 ETRI와 방송 4사가 공동으로 시험방송에 들어갔다.
또 지난해 9월을 전후해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시험방송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11월 이후에는 EBS를 포함한 방송 4사 5개 채널이 모두 본방송을 실시한다. 방송지역도 올해 수도권부터 시작해 오는 2005년까지 군단위로 확산한 다음 2010년에는 아날로그방송을 완전 중단하는 순서를 밟게 된다.
◇디지털위성방송=국내 유일의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자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대표 강현두)은 회사를 설립한 지 1년도 안된 올해 말 본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KDB는 먼저 국내 위성방송시장을 조기에 활성화시키는 한편 우수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KDB는 지난 6월 TV 49개, 오디오 채널 60개 채널을 1차 프로그램공급업자(PP)로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PPV(Pay Per View)채널 10개, 데이터 채널 5개 등을 포함해 140여개의 채널을 한꺼번에 송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연차적으로 채널수를 늘려 2∼3년내에 200여개 채널로 확대할 계획이다.
채널 장르별로는 영화, 스포츠, 음악, 오락, 교육, 다큐, 뉴스 등 12개 기본 장르를 중심으로 1차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했으며 향후 홈쇼핑, 종교, 농어민, 어린이 등 특수장르 사업자 선정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케이블방송=방송시장 전반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무엇보다 디지털방송 도입의 필요성이 가중되고 있는 곳은 케이블TV방송국(SO)이라고 할 수 있다.
SO는 올해말 경쟁 사업자인 디지털 위성방송의 등장과 중계유선방송의 SO전환 등으로 고품질의 다채널 서비스 실시를 서두르고 있다.
케이블TV는 유선망을 통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타매체에 비해 양방향 서비스 및 고속·대용량 전송 등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SO들은 단일 SO가 디지털화를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재정적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30여개 SO가 공동 투자해 디지털미디어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디지털미디어센터에 참여하는 SO는 복수SO(MSO)보다는 단일 SO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MSO들은 다수 SO를 하나로 묶는 통합망을 통해 디지털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MSO 가운데 구체적인 계획 아래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이다.
수도권지역 최대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은 2002년 디지털송출 개시 및 시범서비스 실시, 2003년 양방향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PP들도 디지털방송에서 예외일 순 없다. PP 중 가장 적극적으로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최근 신규 채널을 개국한 복수PP(MPP)들이다. 신규설비 증설시 아날로그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서기도 하지만 향후 채널추가때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나머지 단일 PP들은 자금과 인력부족으로 아직 구체적인 디지털화 계획을 세워놓지 못하고 있으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