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상사 기업분할 의미와 전망

 ◆코오롱CI - 인터넷 및 IT 미래산업 지주회사로 사업 발전

 

 코오롱상사(대표 나종태)가 스포츠, 무역, 투자전문기업 등 3개사로 기업분할된다. 특히 투자전문기업으로 신설되는 코오롱CI는 오는 2004년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고 분할되는 2개 기업과 코오롱그룹 산하 정보기술(IT) 관련 기업 및 벤처기업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코오롱상사는 20일 코오롱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스포츠, 캐주얼사업 부문을 코오롱스포츠(가칭)로 존속시키고, 섬유와 무역사업부문은 코오롱상사(가칭)로, 기존 투자 및 자회사 관리 부문을 묶어 코오롱CI(가칭)라는 법인을 신설해 3개사로 기업을 분할한다고 밝혔다.

 분할되는 3개사의 대표직을 모두 맡을 예정인 나종태 대표는 “코오롱상사의 스포츠 및 캐주얼 부문은 브랜드 가치나 영업이익 면에서 볼 때 시장에서 월등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무역 부문의 부실 때문에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리하고 사업영역을 전문화해 경쟁력을 고도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분할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나 대표는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해 오는 2004년에는 3개사의 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분할의미ㅓ=코오롱상사의 이번 기업분할은 실질적인 사업 구조조정의 연장선상에서 ‘될 사업과 안될 사업’을 분명히 가르는 작업인 동시에 향후 그룹의 발전방향에 큰 변화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우선 ‘수익성, 전문성, 투명경영’ 3가지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분리한 이번 작업으로 수익성이 높은 패션, 스포츠 부문은 날개를 달게됐다.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무역사업이나 2500억여원에 이르는 투자에 따른 손실을 덜게 됨에 따라 이제야 제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거의 흑자를 내지 못해온 무역부문은 자력갱생하기 위한 대대적인 변신이 필요하게 됐다.

 두번째는 이번 기업 분할이 무엇보다 코오롱그룹 변신에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코오롱CI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 될 경우 코오롱그룹은 (주)코오롱과 코오롱CI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포진하게 된다. (주)코오롱 산하에 묶여 있는 코오롱유화·코오롱글로텍·코오롱제약·KTP 등 제조부문이, 소위 향후 미래사업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은 모두 코오롱CI 산하 단일 체제로 움직이게 됨을 의미한다.

 기업분할비율에 따른 부채비율 배분에서도 알 수 있듯 코오롱상사 전체를 어렵게 한 부실은 우선 투자전문기업인 코오롱CI로 넘어가게 됐다. 물론 코오롱CI는 향후 2년 안에 각종 투자사업을 통해 얻게 되는 자본잉여금으로 이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코오롱CI 역할=오는 2004년 지주회사 설립요건을 갖추고 재상장을 목표로 세우고 있는 코오롱CI는 (주)코오롱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2개사의 25%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즉 현재 그룹 산하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을 실질적으로 거느리면서 현재 코오롱상사가 차지해온 그룹의 한 축을 맡게 된다.

 향후 코오롱CI 지주회사로 묶이는 기업은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상사를 비롯해 기존 코오롱상사가 거느리고 있는 코오롱정보통신, 코오롱글로텍, 한화은행, 모티스 등과 창업투자사 아시아퍼시픽파트너스, 아시아비투비벤처스, 파이온 등 다수다.

 코오롱CI가 밝힌 사업 구조는 컨설팅사업과 투자사업, 그리고 관계사의 인프라를 묶은 신규사업 개발 3개 영역이지만 당분간 매출은 분할된 나머지 2개 기업의 전산시스템 운영 및 각종 경영컨설팅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코스닥에 등록해 있는 코오롱정보통신과 내년 상장 예정인 코오롱글로텍, 모티스를 통한 자본이익, 또 창투사가 투자해 놓은 B2B 및 무선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IPO를 통한 수익을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코오롱상사의 기업분할에 대해 그간 IT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온 이웅렬 회장의 전략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또 국내 화섬업계의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주)코오롱의 행보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