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우리 정부기관의 정보화가 수준급이라니 다행이다. 특히 중앙행정기관의 전자결재율이 80%에 육박하는 등 정착 단계에 진입했을 뿐 아니라 정보화 비전·전략과 정보기술을 활용한 전자적 민의수렴 수준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한다.
61명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정보평가위원회가 6개월의 현장실사를 통해 평가·발표한 이번 조사 결과가 정부기관 정보화에 대한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이한동 총리 주재로 열린 제16차 정보화추진위원회에서 발표된 ‘2001년도 정부기관 정보화수준 평가결과’에 따르면 40개 중앙행정기관의 평균 전자결재율은 77.7%로 이미 정착 단계에 진입했으며, 타기관과의 정보공유도 활발하다고 한다. 또 조달청·특허청·관세청·정보통신부·통계청·건설교통부·농업진흥청·기획예산처·농림부·국세청 등 10여곳이 우수기관으로 평가받았으며, 39개 평가기관 중 31개 기관이 정보화 비전 및 전략부문에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우리 정부기관의 정보화 수준과 관심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전자적 민의수렴에서도 대다수 기관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영문 홈페이지 운영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나 모든 기관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비교적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부처별로 정보화 운용 수준에서 편차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기관의 전자결재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위원회에는 전자결재시스템이 구축되지도 않았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반증하듯 부처간 편차가 아직은 크다.
또 전자민원과 전자행정부문의 운용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특히 민원 관련 정보제공 및 민원신청·처리의 온라인화 정도를 평가하는 전자민원부문의 경우 조달청·특허청·관세청은 우수기관으로 평가받은 반면 대검찰청 등 4개 기관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대조를 이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핵심업무의 전자적 처리 및 전자결재시스템 도입 등을 평가하는 전자행정부문에서 대다수 기관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거의 모든 기관이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뿐 아니라 다른 기관과의 정보공유도 활발하다고 한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지식공유에 대한 직원들의 마인드 및 조직 문화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업무처리절차 간소화 등 조직혁신 실적이 여전히 부족한 것도 시급히 개선해 나아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는 지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정보의 생성과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는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의 적절한 선택과 효율적인 활용이 필수적이다. 특히 국제경쟁력을 갖춘 정보화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의 정보화가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중앙행정기관의 정보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것도 국가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서둘러 보완해 정부기관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