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ISO 이사국 선임

 이번 ISO 이사국 당선은 지금까지 세부기술 분야의 표준 제정에서만 목소리를 낼 수 있던 우리나라의 위상이 세계표준정책을 결정하는 위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표준원은 이번 이사국 임기기간에 IT 분야의 세계기술표준이 좀더 빠르게 결정될 수 있도록 촉구함으로써 우리가 다른 개도국에 비해 기술 우위를 갖고 있는 IT 분야 표준이 보다 다양하게 제정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경과=총 140개 회원국을 거느린 ISO 이사국은 18개 의석으로 구성돼 국제표준화 활동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구분, 선출된다. 1그룹에 상임이사 5개국, 2그룹과 3그룹에 비상임이사 5개국, 4그룹에 비상임이사 3개국이 배정돼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92년과 96년 3그룹 이사국을 역임한 이후 2그룹 이사국에 두 번이나 출마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 스웨덴에 이어 2위로 당선됐다.

 ◇ISO 이사국 현황=1그룹 상임이사국은 독일·미국·영국·프랑스·일본으로 구성돼 있으며, 2그룹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스웨덴·캐나다·스페인·인도가 들어갔다. 3그룹에는 덴마크·뉴질랜드·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 4그룹은 케냐·자메이카·베트남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이번에 선임된 2그룹은 비상임이사국 다음 레벨로 주요 결정사안을 제안하고 상임이사국과 같은 조건의 투표권을 갖는다.

 ◇의미=우리나라가 ISO 국제표준화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은 IT산업의 발전과 시기를 같이한다. 우리나라는 실제적인 표준제정을 담당하는 ISO 기술위원회 간사국을 지난 99년 처음으로 수임한 데 이어 2001년 현재 시스템간 통신·언어정보처리·조선 등 3개 기술위원회 간사국을 수임했다. 이를 통해 MPEG·PDP 등과 관련된 우리 독자기술을 표준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번 총회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이사국으로 피선됨에 따라 이제 기술분야에서뿐 아니라 국제표준화 정책결정 과정에서도 우리 기업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이사국 선정으로 우리나라가 관심을 갖고 있는 IT 분야의 국제표준화 활동이 ISO 내부적으로 활성화하도록 촉구할 수 있는 발언권을 얻게 됐다. 실제로 기술표준원은 임기기간에 우선 활동 목표를 IT제품 관련 기술의 국제표준책정 활성화로 잡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