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융칭 대만 포모사플라스틱그룹 회장 방한 배경

 대만의 포모사플라스틱그룹(FPG)의 왕융칭(86·王永慶) 회장이 20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현지신문이 이날 보도, 방한 목적에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한의 표면적인 이유는 제휴관계인 대우자동차와 진행중인 현지 생산판매와 대중국 공동진출을 협의하기 위한 것. 그러나 포모사가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어 왕 회장의 이번 방한이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전기는 최근 인수업체를 밝히지 않은 채 모 해외업체에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사업부문을 매각하는 의향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는데 인수업체로는 포모사가 거의 확실시된다.

 또 포모사는 계열 D램업체인 난야(南亞)테크놀로지, 왕 회장 아들과 중국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아들 장미옌헝(江錦恒)의 반도체 합작사를 중심으로 반도체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나 최근 어려움에 직면했다. 난야는 가격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됐으며 중국 반도체 합작사는 핵심기술이 부족해 한계에 직면했다.

 이를 돌파할 만한 카드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하이닉스의 인수이며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왕 회장이 방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는 모 중국업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하이닉스의 인수를 적극 검토중이라는 소문이 떠돌았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반도체와 오리온전기 관계자들은 각각 “왕 회장의 방한사실을 알지 못하며 우리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관측을 일축했다.

 그렇지만 재계는 왕 회장과 김대중 대통령의 면담이 이뤄질 경우 하이닉스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