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선박과 석유화학공장 등 공업용 시설에 사용되는 초고압 플런저(plunger) 펌프가 산학협력으로 국산화됐다. 또 이 설비를 현장에 적용한 결과, 성능이 수입품보다 탁월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연간 20여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공업용 펌프 제조업체인 일성정밀(대표 김도훈)은 영진전문대 오재춘 교수팀과 공동으로 1년여의 연구끝에 공업용 초고압 플런저 펌프 개발에 성공, 시제품을 대우조선에 공급한 결과 수입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플런저 펌프는 주사기 원리와 같이 피스톤이 상하왕복운동에 의해 생기는 압력차로 액체를 흡입·배출하는 장비로서 주로 선박과 석유화학공장 등 공업시설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공업용 플런저 펌프는 특히 정밀설계기술과 메커니즘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국내개발이 지연돼 지금까지 국내수요량은 전량 유럽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충당돼 왔다.
이번에 개발된 공업용 플런저 펌프는 고속고압이 작용하는 실린더와 플런저 사이에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동으로 압력이 조절되며 사후 보수가 필요없는 패킹을 채택, 흡입과 배출 행정시 유체의 흐름을 연속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밸브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각 부품의 설계와 도면을 3차원 캐드(CAD)를 활용해 시제품 제작 전 컴퓨터 화면에서 형상·조립·작동을 모형화해 당초 15개월 예정이던 개발기간을 3개월로 단축, 개발비용을 30% 가량 절감했다.
영진전문대 오재춘 교수(컴퓨터응용기계계열)는 “플런저 펌프는 실린더내에 플런저가 왕복운동하는 원리가 마치 자동차의 엔진 내부구조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개발의 실마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일성정밀과 오 교수는 이번 플런저 펌프 개발과정에서 2건의 특허를 출원중이며 개발된 제품은 대우조선에 이어 삼성조선 등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산학협력으로 개발된 이번 성과로 오 교수는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기술개발 유공자상을 받게 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