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희망 산업단지를 가다>(17)부평·주안 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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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집약형 전통산업단지에서 도시형 첨단산업단지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수출주도형 공업화 정책으로 지난 60년대 말부터 조성된 부평·주안산업단지는 항만 임해공업도시인 인천지역의 공업도시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국내 대표적인 산업단지로 경인고속도로 및 인천항, 수도권전철 1호선 등과 맞닿은 물류의 이점과 양질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30년 넘게 한국 산업의 큰 축을 형성해왔다.

 하지만 요즘 이 지역은 대형업체들의 부도 및 이전과 경기침체로 과거의 명성은 퇴색하고 소규모 산업단지로 축소되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일원 61만㎡ 규모에 조성된 부평공단은 10년 전만 해도 1000개가 넘는 공장을 가동, 매월 생산액이 1000억원이 넘었고 수출도 5000만달러를 웃도는 등 인천경제의 선도역할을 해왔으나 90년대 들어서 수도권 인구억제정책과 함께 국내 경기침체가 이어져 공장 부도와 함께 이전이 늘어났고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축소를 거듭, 지금은 대부분 영세한 임차업체들로 구성돼 명맥만 유지하는 실정이다.

 현재 146개 업체에 7700여명의 산업인력이 기업활동에 나서고 있는 부평공단은 월평균 700억원의 생산액과 2000만달러대의 수출액을 기록, 전성기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천시 서구와 남구 일원의 113만6000㎡ 규모에 자리잡은 주안공단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재 223개사가 입주한 이 지역은 석유화학·기계·전기전자·운송장비업종을 중심으로 구성돼 7월 현재 79.0%의 가동률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7.7% 하락하면서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기계 업종은 채산성 악화와 수출부진, 그리고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침체상황을 보이고 있고 전기전자업종도 국제 반도체가격 하락과 주요 교역국의 경기회복이 불투명함에 따라 당분간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두지역 모두 대우자동차 관련업체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어 최근 대우자동차의 정상가동에 따라 공단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천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부평·주안공단이 제2의 전성기를 맞기 위해서는 노동집약 산업보다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첨단 정보통신 분야의 중소·벤처기업 및 연구소를 적극 유치해 단지의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맥락에서 부평·주안공단에도 ‘노동집약’에서 ‘첨단기술’로의 조용한 변화가 일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99년부터 2008년까지 10개년에 걸친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계획을 수립, 첨단기업의 단지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99년부터 웨스텍코리아(통신기기제조), 코텍(영상·음향기기 제조), 진흥전자(인쇄회로기판), 세종파마텍(제약기계 제조), 이스턴테크놀로지(반도체 제조), 리스템(방사선장치 제조) 등 전자·정보통신 관련 제조 벤처기업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해 현재 단지내 기업 가운데 35% 정도가 첨단 중소·벤처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산업단지 입주기업의 디지털 정보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6개 산업단지를 선정, 추진중인 ‘디지털산업단지 구축사업’에 내년도 대상 단지로 선정이 기대돼 앞으로 공단의 색깔 바꾸기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