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는 미 테러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 테러사태 이후 동향과 향후 전망을 주요 업종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분석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휴대폰=사태발생 이후 국내 관련산업에 미치는 특별한 영향은 없다. 생산, 마케팅 등은 계획대로 진행중이며 주요 수출품 운송도 첫날 이후에는 항공으로 정상적으로 운송되고 있다. 원자재 수급도 전 부품의 생산국 다변화로 큰 문제가 없으며 재고 및 주문량 동향도 사태 이전과 별 차이없이 진행되고 있다. 수출(통관 기준)은 9월 1∼17일(근무일수 14일) 동안 4억5700만달러를 기록해 전월 같은 기간의 4억2140만달러보다 늘어났다. 미국 보복공격이 국지적으로 단기간에 종료될 경우 미 정부의 금리인하, 조세감면 확대 등 부양책으로 대미수출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화되면 미국 소비심리 위축, 달러화 약세, 유가상승, 국제금융불안 등으로 대미 의존도가 44.5%나 되는 수출이 심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전쟁발발 예상지역인 중동,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물량은 전체의 1% 미만으로 직접적인 수출물량감소 영향은 거의없다. 그러나 수출의존도가 49.9%로 가장 큰 미국시장의 불안으로 수출회복시기가 한층 늦어질 것이라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미국 공격이 시작되면 수출물품 통관절차가 까다로워져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외국 항공사에 대한 입항 제한조치가 나올 경우 항공운송에 차질이 발생해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윈도XP 출시와 크리스마스 특수 등으로 인한 특수가 실종될 가능성이 높다. 삼보컴퓨터 등은 이미 2002년 상반기 물량까지 가계약을 체결했으나 미국의 연말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미국 PC업체들은 재고처리 때문에 2002년 상반기 계약물량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공격이 확산되고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국내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저가형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일본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여 한층 어려움이 예상된다.
◇반도체=대미수출은 올해 7월까지 24억7000만달러로 전체 반도체 수출의 26%를 차지한다. 그러나 대중동 수출은 1% 이하의 비중으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 테러사태로 인해 100% 항공운송에 의존하는 반도체의 경우 선적차질이 발생했으나 항공기 운항이 제재되면서 공식적인 수출감소는 없다. 오히려 사태 기간(11∼17일) 중 반도체 수출실적은 전월 같은 기간의 1억511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1억6600만달러를 기록했다. 공격이 아프간에 국한되고 단기간에 종료되면 직접적인 수출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쟁 발발시 올해 4분기로 전망되는 반도체경기의 회복시점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확산되고 장기간 지속될 경우는 항공기 운행중단 등으로 대미수출 및 유럽수출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반도체 경기회복 시점도 2003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원자재 수급곤란으로 일부 생산라인의 중단이 불가피해져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태 장기화시 산자부가 검토중인 IT분야 부양책=산자부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적인 대책으로는 IT관련 부품수급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과 유로화 강세에 대비해 유럽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또 장기전에 대비해 원활한 대미 수출운송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산자부는 이밖에도 수요촉진을 통한 산업부양책으로 △일부 가전제품에 대한 특소세 폐지 △무선통신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한시적 허용 △PDA 보급 확대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