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IT주 데이콤 지분매각으로 상승

 

 

 LG그룹 계열 정보기술(IT)주들이 24일 데이콤의 지분매각을 재료삼아 일제히 상승했다.

 LG그룹은 지난주말 장마감후 시간외거래를 통해 데이콤 총 보유주식 1343만1126주 중 LG전자 보유주식 456만3000주와 LG산전의 146만4980주를 주당 1만7750원(21일 종가)의 가격으로 CSFB증권에 매각했다.

 지분매각후 처음 열린 24일 증권시장에선 데이콤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LG전자와 LG산전도 각각 2.23%, 0.29% 상승했다. 주식을 매각한 LG전자와 LG산전은 지분처분에 따른 유동성 확보 측면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반면 데이콤은 외국인 지분율을 늘렸다는 게 호재로 작용했다.

 LG전자는 이번 데이콤의 주식매각으로 지분율을 39.06%에서 30%로 낮추고 809억9325만원의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LG전자는 매각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9월 LG정보통신과 합병후 데이콤 지분이 25.95%에서 49.06%로 과다하게 급증했다”며 “사업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투자주식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LG산전도 이번 데이콤 보유지분 전량 매각으로 260억원의 현금을 마련한 동시에 데이콤 관련 지분법평가손실(상반기 110억원) 요인을 없애 수익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평가다. 박준형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산전은 데이콤 등 투자주식 매각으로 하반기 총 3171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연말 순차입금은 지난해말 1조497억원에서 68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데이콤은 LG그룹의 지분매각으로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외국인 지분율을 25%대까지 끌어올렸다. 주식시장에선 외국인 지분율 상승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그러나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이번 지분매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계열사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펀더멘털을 개선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이번 데이콤 지분매각으로 3000억원 가량의 평가손실을 입어 3분기 경상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20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LG전자가 (데이콤 지분매각으로 유입되는) 810억원으로 펀더멘털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출비중이 높은 LG전자는 지속적인 IT경기 침체속에 미국의 테러사태가 발생해 당분간 회복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번 매각손실이 지난 7월 컬러브라운관(CRT)사업 분사로 발생한 1조4000억원의 매각이익에 따른 세금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데이콤은 대주주의 지분매각으로 주식 매물압박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데이콤 주식을 매수한 CSFB증권이 차익을 노리고 보유물량을 주식시장에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데이콤은 LG그룹의 보유주식 매각으로 외국인 지분율은 높아졌지만 이에 따른 매물압박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