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버리고 현실을 바로보자

 자신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자.

 

 서치펌에서 일한 지 햇수로 벌써 10년째다. 그 동안 수많은 구직자들을 만났고 그들과 대화하면서 느낀 것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에게 맞는 기업과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혼돈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과신하다 탈락의 쓴 잔을 마시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전직할 기업을 선정하기 이전에 자신과 지원기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서로간에 부정적인 결말을 초래할 수 있다.

 인재추천업무를 하면서 종종 경험하는 일 중 하나가 의뢰기업에 유능한 인재를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담당자가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다. 지나치게 경력이 좋다는 것이 그 이유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일의 수행능력에 의문이 생기지만 너무 잘난 인재도 부담스럽기는 매 한가지라는 뜻이다. 그 자리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사람, 그래서 100% 활용이 가능한 사람을 기업은 원한다. 경력과 능력이 뛰어난 인재가 언제 어디서나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기업과 인재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서로의 목표가 같고 그 목표를 향해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다. 다음의 내용들과 맞지 않는 기업이라면 연봉이나 직위 등 자신에게 주어지는 조건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절대 자리를 옮기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첫째, 기업으로부터 받을 것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기업에 기여할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하자. 받을 것만 있고 줄 것은 없다면 그 자리는 포기하는 게 낫다. 자신에게 최적의 기업은 기업에도 최적의 인재여야 한다. 둘째, 회사의 비전이 자신의 비전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알아본다. 양자의 조건이 아무리 좋더라도 서로의 비전이 맞지 않다면 양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 셋째, 입사를 가정했을 때 자신의 역할과 성장에 대해 명확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지 검토하자. 넷째, 사내 분위기와 근무환경을 알아보고 자신이 무리 없이 어울리며 즐겁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다섯째, 지원기업 경영주의 사람됨에 대해 알아본다. 경영주의 인격과 신념은 회사의 미래와 사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그것이 나와 맞지 않다면 그 회사를 나의 직장으로 보기 힘들다.

 ‘인생의 경영은 마라톤 경기와 같다.’ 미쓰비시상사 다부 회장의 말이다. 직장생활 또한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마라톤과 같다. 기나긴 레이스 동안 언제든지 순위가 바뀔 수 있어 어느 누구도 우승자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것이 마라톤의 묘미다. 눈앞의 이익에 현혹됨 없이 자신과 맞는 최적의 기업을 선택하고, 기업과의 공동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며 성장해간다면 어느날 마라톤 인생에서 승리자가 되어있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