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사태 이후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통신서비스주가 25일 일제히 하락하면서 대세상승론에 맞선 조정국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증시는 기관매도 등의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통신서비스주의 상승을 이끌었던 SK텔레콤 주가가 전날보다 2500원(1.11%) 하락한 22만2500원으로 마감된 것을 비롯해 한국통신, KTF, LG텔레콤 등 통신서비스주들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통신서비스주가 조정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신중론이 시장관련 애널리스트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최근 통신서비스주가 테러쇼크 이후 경기방어주 등 긍정적인 측면의 부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보기술(IT)주의 전반적인 침체속에 ‘나홀로 상승’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성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주가 여타 IT주에 비해 실적 등 매력적인 요인이 많지만 IT주의 전반적인 침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최근 외국인의 통신서비스 사자 행진도 공격적인 매수확대 전략이 아니라 방어에 초점을 둔 매매형태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시장주도주 쇠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분도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업종별 주가움직임을 볼 때 현재 통신서비스주는 경기방어 차원의 대표적인 내수관련 우량주로 부각되고 있다”며 “통신서비스주가 경기방어 차원에 국한된다면 전고점에 임박한 SK텔레콤의 추가적인 시장견인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이는 기존 주도주(통신서비스주)를 잃게 된다는 측면에서 증시전반의 에너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다음달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첫 서비스로 주식시장에서 각광받았던 일본의 NTT도코모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NTT도코모는 최근 IMT2000 서비스를 재료삼아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며 국내 이동통신서비스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지난 19일을 고점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통신서비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통신서비스주의 대세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신서비스주가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하고 △신규서비스의 성장성이 높은데다 △IMT2000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실적호전 낙폭과대라는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은 다음달 NTT도코모의 IMT2000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NTT도코모의 성공적인 IMT2000 서비스 수행이 그동안 악재로 작용했던 3세대(3G) 이동통신서비스에 대한 불확실성을 불식시키고 이동통신서비스주의 성장성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테라참사 당시는 물론 복구현장에서 발휘한 휴대폰의 활약(?)으로 이동통신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실어줬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NTT도코모가 10월에 IMT2000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해외 통신서비스주 전반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4분기에는 통신서비스주가 주도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통신서비스업체는 초고속인터넷, IS95C, IMT2000 등 신규서비스에 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존 서비스의 투자비 감소와 업체간 합병에 따른 중복투자 해소로 설비투자는 감소하고 있다”며 “상장 및 등록 8개 통신서비스업체는 설비투자 및 마케팅 비용 감소 등으로 향후 3년동안 순이익이 연평균 41.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