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식산업부가 비동기식 IMT2000(WCDMA) 시험망 입찰을 실시, 중국에서 3세대 이동통신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초 중국 IMT2000 시장은 유럽식 2세대 이동통신(GSM) 발전모델인 GPRS를 거쳐 WCDMA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지난 5월 중국 다탕(大糖)전신과 독일 지멘스가 공동개발한 시분할동기방식(TD-SCDMA)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3세대 이동통신 국제규격의 하나로 인정받으면서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중국정부의 TD-SCDMA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차이나유니콤(중궈렌통)이 2세대 CDMA서비스 발전모델인 cdma2000 1x 도입의사를 밝히면서 WCDMA, cdma2000, TD-SCDMA 모두가 가능성을 남겨둔 상태다.
◇중국의 전략은=최근 삼성중국통신연구소의 왕통 소장은 “중국에서 거론되는 세가지 3세대 이동통신 규격 모두에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의 70%를 차지하는 GSM방식의 발전모델인 WCDMA를 선택하면 투자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TD-SCDMA는 중국정부의 정책적인 지원하에 성장할 것이다. cdma2000의 경우에도 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진행되는 국영기업 민영화 정책의 표상”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규격이든지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세 규격 모두가 채택되더라도 13억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큰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구도는 중국정부의 자국 통신산업 육성전략에서 비롯된다. 중국의 2세대 GSM산업은 시장점유율 10% 이하, 공장가동률 50%의 실패작이다. 모토로라·노키아·에릭슨 등에 시장을 고스란히 내줬다. 따라서 3세대 이동통신에서는 세 가지 규격을 전면에 내세우되 자국 산업부양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의미다.
◇우리 기업의 기회는=그동안 우리나라 통신장비기업들은 중국 CDMA 발전모델(cdma2000)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가 차이나유니콤 2세대 CDMA 장비입찰에서 획득한 4개 지역 120만회선 규모의 통신망 장비를 cdma2000 1x 호환기종으로 공급중이다. LG전자도 차이나유니콤의 2, 3차 입찰이 cdma2000 1x 장비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 영업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중국 신식산업부의 갑작스런 WCDMA 시험망 운용계획에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굴지의 12개 해외기업이 중국 WCDMA에 도전함으로써 경쟁력 강화가 당면과제다.
일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정부가 자국기업에 기술적으로 도움을 줄 의향이 있는 외국기업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퉁팡통신을, LG전자는 저지앙통푸를 WCDMA 입찰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선택했다.
현대시스콤(대표 박항구 http://www.hysyscomm.com)도 중국내 통신장비기업과 다각도로 접촉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앞으로는=삼성전자는 상하이벨과, LG전자는 서우신(首信)과 CDMA 및 cdma2000 개발제휴를 맺고 있다. 이번 WCDMA 시험망 입찰에 대응해 퉁팡통신(삼성), 저지앙통푸(LG)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 최근 정보통신부는 중국과 TD-SCDMA 세계화를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야말로 중국내 3세대 이동통신규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방식에 대한 전방위 공략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시장이라는 점, 내수시장 한계에 근접한 우리나라 이동통신산업의 마지막 돌파구라는 점을 각인할 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