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한가위-PC방 `튀어야 산다`

 PC방이 변하고 있다.

 지난 98년 이후 게임·인터넷 열풍을 타고 급격히 증가한 PC방이 평범한 시설과 인테리어로는 더이상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등장한 PC방들은 고급 인테리어, 최고급 컴퓨터, 각종 부가시설 등으로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PC방의 섹션화를 선언한 ‘사이버리아 청담점’. 실내를 ‘커플실’ ‘사이버멀티게임장’ ‘사이버증권방’ ‘영상채팅방’ ‘프로게이머 동아리실’ 등으로 구분, 이용자의 기호에 맞도록 꾸몄다. 연인들을 타깃으로 만든 커플실의 경우 PC를 나란히 배치했으며 2인용 소파를 구비했다. 또 칸막이와 카펫 바닥재를 사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화장실도 최고급 인테리어로 꾸며 백화점이나 호텔이 부럽지 않도록 만들었다.

 압구정동의 ‘TNT’존은 사양의 고급화를 통해 차별화에 나섰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타 PC방과는 달리 대당 90만원대를 호가하는 최신 사양의 TFT LCD 모니터. 또 게임과 DVD영화를 즐기는 자리는 진동의자로 모두 바꿨다. 물론 인테리어도 젊은 취향에 맞게 변경했다.

 성남에 위치한 ‘라이코스 스테이션 TIC’는 i카페·DVD전용존 그리고 레이디존 등을 통해 한번 찾은 고객을 다시 찾게 만든다. i카페는 즉석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테리아와 캐릭터상품을 살 수 있는 캐릭터숍 등으로 구성된다. 또 DVD존에는 연인 또는 친구와 훌륭한 사운드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레이디존은 여성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

 면적으로 승부하는 PC방도 등장했다. 지하철 1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석계역에 위치한 ‘웹시티 스타디엄’이 그 곳. 이 PC방은 전체면적이 140평 규모다. 시원하게 트여 있는 이 곳은 PC방이라기보다는 특별히 제작된 오프라인게임장을 연상시키며 온라인 회원들의 길드모임 장소로 자주 활용된다. 물론 정기적인 게임대회도 개최된다.

 ‘예카스테이션 압구정점’도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케이스. 다양한 증권거래 프로그램은 물론 ‘인터넷영화 전용상영관’을 구비했다. 또 컴퓨터 부품 및 소프트웨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회원 컴퓨터가 고장나면 수리서비스까지 맡고 있다.

 신촌역에 위치한 ‘우리끼리’는 두개층 가운데 한층은 여성과 커플만이 들어갈 수 있다. 이들이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속에 PC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이밖에 압구정동의 ‘넷츠플레이’는 중고생을 받지 않는다. 성인들이 자유롭고 조용한 분위기속에서 게임·웹서핑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PC방 체인점인 ‘인터우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나무 장식재를 사용한 고급스런 내부시설은 기본이고 금연방·여성전용방·온라인방·게임방 등 기능별로 전용공간을 마련했다. 또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환경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이밖에 상당수 PC방들은 DVD 품질의 영상물을 저렴한 비용에 볼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