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정 나누기`

 삼성그룹이 지난 3월 현대자동차의 에쿠스 100대를 구입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최근 현대자동차가 직원들에게 제공할 추석선물의 상당부분을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으로 대체하면서 삼성과 현대의 밀월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 http://www.hyundai-motor.com)가 추석 등 명절용 특판물량 납품처로 최대 경쟁사인 삼성을 선정한 것은 지난 96년이후 처음으로 과거 적대관계에서 벗어나 재계 화합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현대자동차는 이번에 삼성전자의 압력밥솥과 청소기, 삼성테크윈의 케녹스카메라를 기본품목으로, 김치냉장고를 선택품목으로 각각 선정해 25억원어치의 제품을 삼성에서 구입했다.

 이로써 그동안 현대자동차에 추석특판 제품을 납품해 오던 LG전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졌으며 추석특수를 기대하던 쿠쿠 등 밥솥 전문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회동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이라며 “이에따라 지난해 직원 추석선물용으로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삼성제품이 올해는 35%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성그룹은 4500VS모델 50대와 3500JS 모델 50대 등 총 100대, 60억원어치의 에쿠스 자동차를 구입, 이건희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의 업무용 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