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업계, 투자유치를 위한 선결과제는.’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표면화되며 동결되다시피한 B2B 투자시장에서도 금융권 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기업들이 있어 화제다.
가구·목재·파스너의 B2B 시범사업을 이끄는 한맥인포텍, IT 전문e마켓 아이티멕스, 반도체 e마켓 파워콤, e마켓 솔루션 전문 아이컴피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이 밝히는 투자유치 비결은 자금난으로 고민하는 전체 B2B업계와 그간 덩치를 키우는 데만 주력한 일부 e마켓들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투자심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산업은행에서 최근 10억원을 유치한 한맥인포텍(대표 이시현)은 ‘비즈니스(오프라인)와 기술(IT)의 조화’를 잘 이룬 것이 투자유치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 이시현 사장은 “가구·목재 관련 기업들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지원으로 10년간 특화해왔고 이에 따른 B2B 기대효과가 반영됐다”고 자체 분석했다. 파스너 B2B 시범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사업 자체가 세계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에 은행 측으로부터 이미 10%를 점유율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B2B 추진이 현실성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최근 한빛은행에서 투자를 일궈낸 아이티멕스의 조성철 사장은 ‘확실한 수요 기반’을 비결로 꼽았다. “IT 전문e마켓인 자사의 경우 모든 기업들이 검토하는 ‘IT화’를 지원하고 있어 주거래 은행이 그 수요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총 35억원을 투자받은 반도체 e마켓 파워컴은 ‘기술력’에 역점을 두라고 강조한다. 김종우 사장은 “파워컴은 B2B 거래와 더불어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도 인정한 반도체 엔진을 보유하고 있다”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력에 주목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업체의 사장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것은 당장의 수익모델을 부각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점이다. 현재의 어려운 B2B 시장 상황을 투자전문가들도 모를 리 없다. 따라서 이보다는 시장 형성을 위한 표준화 등 기술적 접근, 이로 인해 변화되는 기업상을 설명하는 것이 설득력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 벤처투자팀 김태호 과장은 “B2B업계에 대한 투자는 위축된 것이 사실이지만 향후 디지털경제의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돼 투자를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대상 적용 범위로는 “관련 B2B의 시장성, 표준화 여부, 향후 업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술력 등을 우선시하며 단지 전자상거래를 통한 기업의 기대효과를 막연히 강조하는 업체는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