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CIO]정동진 철도청 기획본부장

 지난 18일 대전 철도청 청사에서는 철도 개통 102주년을 축하하는 ‘철도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동진 철도청 기획본부장(59)이 느끼는 감회는 남달랐다. 33년간의 철도청 공직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철도청의 재탄생’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과 더불어 책임감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최근 철도청은 고속철도가 개통되는 2003년말부터 운송, 항공과 본격적인 ‘속도의 경쟁’을 벌이려고 준비가 한창이다. 30년 동안 철도 인프라를 중심으로 주로 오프라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철도청의 정보시스템을 온라인체제로 전환하고 나선 것이다. 고속철도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은 철도청 미래를 책임지는 중대한 프로젝트다. 추진단장으로 실질적인 철도청 CIO 역할을 하는 정동진 본부장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이 때문이다.

 “철도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드림 소사이어티의 기반이 될 겁니다. 각종 상품개발, 포털사이트 운영 등을 통해 온국민이 모든 문화생활을 철도와 연결짓게 할 것이며, 특히 국가적 e비즈니스 백본망으로 물류를 책임지도록 할 셈이죠.”

 정 본부장의 이런 생각을 담은 것이 고속철도 통합정보시스템과 e비즈니스를 두 축으로 하는 ‘eKNR’라는 정보전략비전이다. eKNR비전이란 고속철도시대에 대비한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모든 운영업무의 재설계 및 영업업무의 디지털화 △전자조달, 물류네트워크, 수익모델 추진을 통한 사업다각화 △경영혁신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고 운영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e비즈니스, 그건 새로운 수익원이라고 봅니다.”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철도청인 만큼 정 본부장은 e비즈니스를 현실적으로 이해한다. “만년 적자라는 철도청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이제 e비즈니스뿐”이라고 철도청 안팎으로 선도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인프라 구축, 전자조달 실현을 담고 있는 철도청의 e비즈니스 마스터플랜에는 여행포털 등 부대수익사업 전개뿐 아니라 B2B, B2C, G2C 등 다양한 수익모델로 체계있게 짜여져 있다. 철도청은 최근 발표한 마스터플랜을 중심으로 11월까지 구체적인 사업이행계획을 만들고 12월부터 다양한 업무제휴를 통해 본격적인 수익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정보화 예산도 올해보다 약 2배 늘어난 584억원으로 늘렸다.

 “남북한 철도 연결 등 21세기 철도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해 해야 할 일들이 더 많다”고 강조하는 정 본부장은 해병대 출신답게 ‘하면 된다’는 필승의 정신으로 e비즈니스를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