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기관인 기술표준원이 국제표준화 활동을 지원하는 국내 간사기관을 기존 한국표준협회·한국전자거래진흥원 등 5개 단체에 한국전산원·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을 추가해 16개 단체로 대폭 확대, 지정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제IT표준화 활동이 다원화·전문화될 전망이다. 특히 전문기관이 간사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세계 표준화 단체에서의 발언권과 전문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치로 최대 간사기관인 한국표준협회는 한국전산원 등 새로 지정되는 간사기관에 전문위원회를 이관하게 됨에 따라 현재 20개인 산하 전문위원회 수가 10개 미만으로 대폭 축소돼 부담과 역할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국제표준화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IT표준 조직과 연계한 국내 산업표준심의기구인 전문위원회를 분야별로 26개 구성해 운영해왔다.
기표원은 이들 전문위원회의 효율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표준협회 등 5개 단체를 국내 간사기관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에 기표원이 국내 간사기관을 크게 늘리는 이유는 IT 분야 표준화 정책이 최근 부처간 업무조정에 의해 일원화됨에 따라 기존 정보통신규격(KICS)과 KS규격을 모두 총괄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26개 전문위원회 가운데 표준협회가 간사를 맡고 있는 전문위원회는 정보기술·문자코드·정보통신기술·소프트웨어공학 등 20개,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은 전자문서처리언어 등 2개, 금융결제원·증권예탁원·대한의료정보학회가 각각 1개씩이다.
이번 기표원의 간사기관 확대로 표준협회가 맡고 있는 20개 전문위원회 가운데 정보통신기술·소프트웨어공학·정보보안 등 10여개 전문위원회가 정보보호진흥원·한국전산원 등 새 간사 기관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정보통신부에서 제정한 KICS 479종 가운데 IT와 관련돼 KS로 일원화된 규격은 총 256종으로 현재 KS와 KICS간에 중복보급되고 있는 표준은 ‘데이터 요소의 명세 및 표준화’ 등 23건이다.
기표원은 2005년까지 IT 관련 규격 가운데 아직 KS 규격으로 반영되지 않은 774종 규격을 모두 국가 규격으로 도입해 IT 관련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뒷바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통부와 산자부간에 중복투자 문제로 논란이 돼온 IT 분야 표준화사업은 지난 7월 10일 열린 경제장관 조정회의에서 정통부의 KICS와 산자부의 KS를 KS로 일원화한다는 데 합의해 국가표준기관인 기표원이 총괄하게 됐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