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업체들이 매출부진에다 내년 이후 경기마저 불투명해 공격적인 사업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LG화학·삼성SDI·KF테크·SKC 등 주요 2차전지업체들은 사실상 사업 원년인 올해 사업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당초 설정한 추가 설비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국내 최대 리튬이온전지업체 LG화학(대표 노기호)은 올해 리튬이온 및 리튬폴리머전지 부문에서 1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상반기에 500억원 정도의 매출에 그쳐 연말까지 목표의 60%선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부진에 시달린 LG화학은 전지사업담당 임원을 교체하고 외국 유명 휴대폰업체를 상대로 공급협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사업이 당초 목표대로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누적적자만 심화되자 LG화학은 올해말까지 월 100만셀 규모의 리튬폴리머전지 설비증설계획을 일단 보류했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올해 리튬이온·리튬폴리머전지 부문에서 1990억원 정도의 매출목표를 세웠으나 상반기 동안 400억원 남짓한 매출실적을 기록해 연말까지 1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IBM·모토로라 등 외국 유명 컴퓨터·휴대폰업체와의 장기 공급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테러사태로 협상 자체가 지연되고 있어 추가 설비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KF테크(대표 이종구)는 리튬폴리머전지사업이 답보상태를 보이자 최고경영자를 경질하는 등 사업의 일신을 추진했으나 매출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으며, SKC(대표 최동일)는 당초 계획했던 리튬이온전지사업을 포기하고 리튬폴리머전지로 사업을 전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2차전지사업 구조조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