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형 마케팅
필립 코틀러 지음 / 세종연구원 출간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 학도라면 누구나 다 아는 마케팅의 대가다. 지난 40여년 동안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통해 마케팅 사고를 정립하고 마케팅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온 인물로 마케팅 지식을 전파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가 저술한 ‘마케팅관리론(Marketing Management)’은 오랫동안 일류 경영대학원 교재로 사용돼왔으며 전세계적으로 300만부 이상 팔릴 만큼 인기를 끌어왔다. 마케팅이 오늘날과 같은 체계와 위상을 갖추는 데 가장 크게 공헌한 학자로 코틀러 교수를 꼽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이런 명성을 갖고 있는 석학이 오랜만에 책을 출간했다면 당연히 관심을 끌만하다. ‘미래형 마케팅’은 코틀러 교수가 세계화와 인터넷 등의 변화가 야기한 새로운 도전, 기회와 관련해 마케팅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평소 생각을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다양한 업종의 마케팅 실무자들과 접촉하면서 그들이 저자에게 고민거리라고 제기한 14가지 질문에 대한 체계적인 해답을 제시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미래형 마케팅은 크게 4부로 나눠져 있다. 제1부는 경영자들이 유의해야 할 전략적 주제들에 초점을 맞춘다. 구체적으로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적 과제에는 무엇이 있으며 경영자들이 이러한 과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어떠한 편견과 오해를 갖고 있는가를 지적한 다음, 새롭게 마케팅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한다.
제2부는 전술적 마케팅을 다루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마케팅을 통해서 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할 수 있느냐를 제시한다. 여기서는 시장정보시스템의 구축과 효과적인 마케팅 믹스의 선정, 그리고 우량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며 육성하는 방안을 보여주고 있다. 제3부 관리적 마케팅에서는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절차, 즉 마케팅 기획과 조직, 마케팅 성과의 평가 및 통제에 관해 다루고 있다. 제4부 변형적 마케팅에서는 새롭게 전개되는 디지털 및 네트워크 시대에 대비해 미래의 마케팅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를 보여준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부록을 통해 프로젝트 판매, 중장비 판매, 산업물품 판매, OEM 공급 등과 같은 산업재 마케팅 상황에서 요구되는 전략적 성공요소와 마케팅의 역할을 간략히 기술해 첨가함으로써 산업재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미래형 마케팅은 실무적인 문제점을 중심으로 마케팅 개념을 풀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마케팅 교재와의 차이를 보인다. 책의 구성에서도 실무자들의 고민거리나 과제를 먼저 제기하고 이에 답하는 방식으로 전개한다.
또한 e마케팅이나 고객관계관리(CRM)와 같은 특정한 주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본질적이며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과 프로세스를 실무와 연결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최근에 서점가를 장식하고 있는 실무 서적과도 구분된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미래형 마케팅’은 저자의 베스트셀러인 ‘마케팅관리론’ 교재를 다양한 업종과 변화하는 환경에서 실무적으로 풀어 기술했다. 즉 마케팅 원리와 규칙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자 쓴 책이라고 간주된다.
대가가 쓴 책을 읽으면 단순한 지식보다 통찰력을 얻게 된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니라 생각된다. 수십 년에 걸친 마케팅 분야의 연구경험과 실무현장에 대한 정통한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 마케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며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 이 책은 초보자나 전문가에게도 실질적인 교훈에 덧붙여 마케팅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교수 chaelim@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