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IT포럼]"이젠 돈버는 산업단지로 전환할때"

 ◆국내 IT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보 교환과 정책 토론의 장이 될 대덕 IT 포럼이 돛을 힘차게 걷어 올렸다.

 국내 어느 도시보다 산·학·연·관 상호 연관 체계 및 성장 단계별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대덕밸리는 정보통신분야의 새로운 벤처산업 진원지로 떠 오르고 있다.

 25일 출범한 대덕 IT 포럼은 IT 관련 산업의 각종 정보 교류 및 공동 협력 증진을 위한 커뮤니티의 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대덕롯데호텔에서 열린 심포지엄의 주제발표 및 토론 내용을 요약한다.◆

 

◇진성일(충남대 교수)=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대덕 IT 산업의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집중 토론하겠습니다.

 ◇양영규(ETRI 공간영상정보센터장)=저는 산업계와 연구소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 얘기하려 합니다.

 우리나라 공공부분에서의 정보통신 R&D사업은 ETRI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연구소 연간 R&D 전체 예산의 35%에 해당하는 700억원 정도를 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연구소 사업 규모가 커져 아웃소싱 비율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ETRI에서는 연구원들이 주축이 된 220여개의 벤처를 양산해 왔습니다.

 지난 88년 이후 ETRI에서 파생된 벤처의 44%가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돼 있습니다.

 대전에만도 150여개의 벤처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ETRI는 서울 ASIC 지원센터와 창업보육센터 운영 등을 통해 벤처 산업계와 유기적인 연관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일하면서 느낀 점은 산업계와 ETRI와의 연계가 비교적 수동적이라는 것입니다.

 업체의 대다수가 소규모인데다 개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연구소에 몸담았던 연구원들 역시 자신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연구물을 기술 이전 받아 창업하는 등 수동적으로 움직여 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연구소에서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연구소에서는 많은 연구를 해왔지만 새로운 흐름이나 시장에 맞는 제품 정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기술 주문형식의 단순위탁 연구에서 탈피해 벤처와 연구소가 공동 연구 방식으로 전환해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벤처 규모가 작은 것이 흠입니다.

 따라서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 ETRI에서는 연구개발 과제가 대형화돼 이에 따른 벤처업체들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IT 산업이 보다 발전하려면 스타 벤처가 필요합니다.

 이미 ETRI에서는 발전 가능성 있고 성장 유망한 벤처를 지원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번에 발족한 IT 포럼이 벤처업계와 연구소간 중간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바랍니다.

 ◇진성일=대덕밸리 발전 방안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황규빈(한인 TI 포럼 고문)=대덕밸리는 첨단기술단지가 아니라 산업 단지로 방향 전환이 필요합니다.

 대덕밸리에는 기술은 있지만 마케팅과 매니지먼트가 너무 취약합니다.

 KAIST가 하이테크 위주의 기술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스탠퍼드에서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학과는 기술 학과가 아닌 비즈니스 스쿨입니다.

  MIT에서도 역시 경제학의 경쟁력이 가장 셉니다.

  대덕밸리에는 KAIST, 정보통신대학원 등 우수 교육기관이 있지만 이제는 돈 버는 대학이 돼야 겠습니다.

 현재 대덕밸리라는 기술 단지가 산업 단지가 돼서 돈 버는 밸리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장종환(배재대 교수)=이번에는 대학내 창업보육센터의 장단점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실리콘밸리 성공 요인 뒤에는 창업보육센터 역할이 컸습니다.

 대덕밸리에 위치한 여러 대학에서도 창업보육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학이 갖고 있는 장점 중 하나가 대학내 졸업생 인력을 곧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측면에서도 저렴한 임대 비용과 네트워크 시설 무료 이용으로 초기 창업 투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단, 낙후된 공동 장비 시설을 보완해 달라는 주문 사항도 많습니다.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할 때 대덕밸리의 성장은 더욱 눈부실 것입니다.

 ◇진성일=이번에는 ETRI 연구원 출신으로 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이인동 박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인동(한국인식기술 사장)=대덕밸리는 교육과 기술 인프라는 비교적 잘 돼 있지만 교통, 인력,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 인프라는 상당히 취약합니다.

 그나마 최근에서야 많은 변화가 있지만 아직도 멀었습니다.

 현재 대덕밸리의 성공 포인트는 산·학·연·관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잘 결합해 나아가는가가 중요 관건입니다.

 특히 대전시에서도 벤처 산업 활성화를 위해 도와줘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지역상품 구매는 물론 벤처에서 생산한 첨단 상품을 먼저 구입해 사용한 후 국민들에게 계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도 대전시에서 앞으로 모색해야 할 중요한 부분입니다.

 대전은 시장 규모가 적어 떠나는 기업이 많습니다.

 자금과 법률 등 다양한 커뮤니티가 마련돼야 하는데 스타 기업 부재로 일부 부각을 덜 받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주식 거래 시장을 대전으로 유치한다면 시장이 쉽게 형성되고 자본이 모여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대전 발전에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학쪽에서도 지역 기업과의 연계를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지역 대학에서는 대덕밸리에 위치한 기업을 널리 알려 학생들의 채용 기회를 확대하고, 기업측에서는 고급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