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비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WCDMA) 시험장비 벤치마킹테스트(BMT)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WCDMA 장비수주 경쟁이 통신업계의 화두로 등장했다.
중국은 그야말로 ‘시험’을 위한 BMT지만 우리나라는 ‘상용화’를 위한 결전이라는 점에서 통신장비업계의 자세가 남다르다. 더구나 KT아이컴이 WCDMA 상용화 작업을 서두름에 따라 SKIMT의 움직임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의미=우선 삼성전자의 예봉이 날카롭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WCDMA 장비분야에서 LG전자에 뒤진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KT아이컴에 WCDMA 장비공급을 시작하면서 두 회사간 격차가 좁혀졌음을 입증해 보였다.
LG전자도 다음달 7일부터 KT아이컴 WCDMA BMT용 장비공급을 개시한다. 이 회사는 KT아이컴 WCDMA BMT 시공 주관사로서 최적의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보다 완벽한 장비를 공급함으로써 한발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에서 두 회사의 빠른 WCDMA 장비개발 진척도를 엿볼 수 있다. WCDMA서비스가 개시되면 에릭슨·노텔네트웍스·노키아 등 굴지의 이동통신시스템 기업에 시장을 고스란히 내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기지국과 단말기용 핵심 칩을 자체기술로 개발하고 세계 3세대 이동통신규격에 걸맞은 통신망 설계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WCDMA에 대한 과도한 투자비용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KT아이컴은 다음달 29일부터 WCDMA 장비 BMT를 시작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에릭슨-이스텔시스템즈, 머큐리-노텔네트웍스가 15일 이후로 KT아이컴 BMT 장비공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과 연합전선을 편 에릭슨과 노텔네트웍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비동기식 이동통신시스템분야의 강자다. 각각 이스텔시스템즈, 머큐리라는 국내 통신장비업체를 파트너로 삼으면서 장비공급권 최종 수주를 노리고 있다.
현재로는 ‘당락 50%의 확률’이 지배적이다. 즉, 국내기업(삼성전자·LG전자)과 외국기업(에릭슨·노텔) 1개사씩 2개사가 장비공급권을 따낼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최종 발표 전까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안개속 판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표>국내 비동기식 IMT2000 장비 시장규모 예측(단위:억원)
1차연도=9000, 2차연도=6000, 3차연도=3700, 4차연도=4000, 5차연도=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