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MP3플레이어 종주국으로서의 명예탈환에 나섰다.
그간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에 의존해왔던 엠피맨닷컴·디지탈웨이·거원시스템·아이리버 등 주요 MP3플레이어업체들은 기술력이나 신뢰도 면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OEM 수출과 병행해 자체 브랜드 수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MP3플레이어 전문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시점에서 OEM 수출에만 의존할 경우 갑작스런 주문감소로 인한 위험부담이 큰데다 각종 디지털 가전분야로 품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MP3플레이어의 종주국이면서 생산물량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위상이 양은 물론 질적인 면에서도 그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유럽·일본 등 일부 시장에서만 자체 브랜드인 ‘엠피맨(mpman)’으로 수출해왔던 엠피맨닷컴(대표 문광수)은 다음달부터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주요 매체 광고를 통해 자체 브랜드 판매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또한 독일과 중국 등지에서 펼쳐온 공동 브랜드 사업을 다른 거래처로 확장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효과가 뛰어난 세계 주요 도시의 공항면세점 입점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엠피맨닷컴은 이를 통해 내년에는 자체 브랜드 판매비중을 현재 50% 수준에서 최대 80%까지 높일 방침이다.
아이리버(대표 양덕준)는 세계 최대의 MP3플레이어 판매업체 미국의 소닉블루에 자사의 MP3 CD플레이어를 OEM으로 공급해왔으나 올해말쯤 출시할 차기 모델부터는 자체 브랜드인 ‘아이리버(iRiver)’로 판매키로 하고 현재 미국업체와 공동투자방식으로 현지 판매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다음달 한국전자전, 11월 미국 컴덱스, 내년 1월의 CES, 3월의 독일 CEBIT 등 주요 전시회에 적극 참가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현재 10% 안팎에 불과한 자체 브랜드 판매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OEM업체로 알려진 디지탈웨이(대표 우중구)도 전략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자체 브랜드인 엠피오(MPIO)의 판매확대를 위해 잡지·온라인·이벤트 협찬 등 현지에서의 다양한 매체 광고 및 마케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올해 250억원 정도인 자체 브랜드 수출을 내년에는 4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거원시스템(대표 박남규)은 올해 초부터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만 자체 브랜드인 ‘아이오디오(iAUDIO)’를 사용해왔으나 앞으로는 미국에서 현지법인을 통해 브랜드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호주와 말레이시아 등으로 자체 브랜드 수출지역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