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방송 서비스를 불과 3개월 남겨둔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서비스에 앞서 케이블TV방송국(SO), 프로그램공급업자(PP), 지상파 TV 지역방송사 등과의 분쟁에 휘말리고 있어 향후 사업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디지털위성방송(대표 강현두)은 최근 케이블TV업계 및 지상파 TV 지역방송사와 공시청 유선방송(SMATV), 지상파 TV방송 재전송, 프로그램 공급 계약 등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따라 케이블TV와 지상파 TV방송사와의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지 못할 경우 위성 본방송 서비스가 실시되더라도 홍보 및 마케팅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갈등 요인=케이블TV업계는 SMATV와 수신기 보조금 지급, PP업계에 불리한 공급계약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위성방송측이 SMATV를 이용해 방송을 송출하겠다는 데 대해 기존 케이블TV의 사업 역무를 침해할 뿐 아니라 또다른 중계유선사업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수신기 보조금 지급 문제에 대해서도 불공정 과당행위로 방송계를 공멸시키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위성방송측의 PP 공급계약 내용도 PP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PP 대부분이 위성방송측에서 제시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지상파 TV방송사의 경우 위성방송측에서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는 것을 놓고 지역 방송국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전국 26개 지역방송사 노조로 구성된 전국언론노조 지역방송협의회 소속 조합원들은 최근 국정감사가 벌어진 목동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지상파방송 위성재전송 금지 등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위성방송측의 입장=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SMATV에 대한 케이블TV업계의 입장에 대해 위성방송이 추진하는 SMATV는 케이블의 방식은 다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수신기 보조금 지급에 대해서도 외국의 경우 보편화된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에 불공정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PP와의 계약에 대해서도 적정한 수준이라고 위성방송측은 판단하고 있다.
또 지상파 TV방송의 재전송과 관련해 지역 방송국들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위성과 지역방송이 상호 협력해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향후 전망=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대립은 어느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그러나 지상파 TV 지역방송국들의 반발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위성방송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지역 방송사 편을 들 수도 없고 위성방송의 편을 들 수도 없는 다소 애매한 입장에 처해 있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지역 지상파 방송사들의 반발이 거셀 경우 재전송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케이블TV와의 갈등은 정책적으로 해결되기에는 매우 어려운 문제기 때문에 양측이 법정으로 이 문제를 몰고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될 경우 양측은 모두 심한 상처를 받게 될 것으로 방송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편 방송위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위성방송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 중순 각 사업자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어서 방송위가 어떤 중재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