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기흥으로 간다.’
경기도 기흥 주변이 반도체 장비산업단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10여개의 장비업체들이 기흥 인근의 동탄면 중리와 영천리, 태안읍 반월리 등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이유는 국내 최대 수요처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상으로 봐도 삼성전자로부터 반경 5㎞ 이내에 모두 속해 있다.
기흥 톨게이트를 기준으로 바로 앞에는 유일반도체가 위치해 있고 남쪽에는 한텍·태양테크·ASML코리아·쎄미콘테크·에프에스티 등이 자리를 잡았다.
서쪽에는 한양이엔지와 오성엘에스티, KLA-텐코 등이 포진했다.
이 가운데 한양이엔지·한텍·태양테크·유일반도체 등이 지난해에 이 지역으로 공장과 본사를 이전했고 나머지는 모두 올해 옮겨온 회사들이다.
올해 ASML코리아는 국내시장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온 한텍의 본사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이는 캐논·니콘 등과 경쟁관계에 있는 ASML이 노광(리소그래피)장비의 국내 최대 수요처인 삼성전자를 가까운 거리에서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서비스 지원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지난해 두산으로부터 분사해 화학기계적연마(CMP) 장비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쎄미콘테크는 200㎜에 이어 300㎜ 장비도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해 본사와 공장의 위치를 동탄면 중리로 택했다.
충북 청원에 본사와 공장,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에 군포공장을 운용하던 코닉시스템은 지난달 충북 청원에 본사만을 남겨둔 채 공장시설을 쎄미콘테크 건너편인 화성시 동탄면 중리로 옮겼다.
화인반도체기술에서 회사이름을 변경한 에프에스티는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에 있던 본사와 공장 중 생산시설의 일부만 남겨두고 본사와 공장을 올하반기들어 아예 동탄면 영천리로 이전했다. 자사가 생산중인 펠리클과 칠러의 주 수요처가 삼성전자이기 때문.
반도체 장비 및 LCD 장비 생산업체 오성엘에스티는 9월말 사업분야를 청정실(클린룸) 시설분야로 확대한다는 발표와 함께 본사 및 공장을 기존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에서 한양이엔지를 건너편인 화성시 태안읍 반월리로 이전했다.
이처럼 인천, 수원, 충분 청원 등지에 흩어져 있던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속속 기흥근방으로 모여드는 것은 수요업체 대상의 배송업무를 간소화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면서도 신속한 영업 및 장비개발 활동을 전개할 수 있어 회사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올해의 경우 하이닉스반도체 대상 매출이 예년의 3분의 1 이하로 급격히 줄어드는 등 삼성전자의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타 지역에 비해 입지조건이 유리한 기흥을 선택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