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체들의 활발한 회로선폭 미세화 움직임에도 불구, 반도체 검사장비 수요는 당장 활성화하지 않을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각각 현행 0.18미크론인 반도체 회로선폭을 0.15미크론으로 전환할 계획이나 이에 필요한 반도체 검사장비의 구매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검사장비 수요 촉진을 기대했던 반도체 검사장비업체들은 실망의 빛을 감추지 못했으며 수주물량 감소와 지연에 따른 경영난 가중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회로선폭을 한단계 고도화할 경우 칩 생산량이 30% 이상 늘어나 검사장비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다.
그런데도 삼성과 하이닉스가 검사장비 구입을 늦추는 것은 △수율향상이 더디게 진행되며 △기존제품보다 큰 대용량 제품의 생산에 따른 생산량 감소 △검사부하를 최소화하는 설계기술 보완 등의 이유로 추가증설 필요성이 예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두 업체는 또 고성능 자동화 검사장비를 추가로 구매하기보다는 기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저가의 수동장비 일부를 도입하는 선에서 장비구입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테스텍·미래산업·인터스타테크놀러지·유일반도체 등 반도체 검사장비업체들은 애초 주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던 지난달에 수주가 전무했으며 이같은 상황은 다음달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업계는 올 하반기에 최대 50%까지 신규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사실상 연내 주문이 없다는 자체 판단을 내렸다”면서 매출계획 수정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중이다.
업계는 그러나 소자업체들의 수율이 적정 수준으로 향상될 내년 상반기중 검사장비 수요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