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나팔수 빠진 SGI코리아 어디로 가나.”
SGI코리아의 김용대 사장이 지난 1일부터 BEA코리아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일부 마케팅부 직원도 회사를 떠난다.
그동안 SGI코리아는 본사와는 달리 윈도NT를 탑재한 PC서버·PC워크스테이션 사업을 순조롭게 수행해 왔으나 미국 본사 방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PC서버사업을 접었다. 크레이의 이탈로 슈퍼컴퓨터 사업을 사실상 접은 데 이어 PC서버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유닉스서버 사업부문만 남게 됐다.
그러나 국내외 경기하락의 여파로 유닉스서버 사업이 신통치 않은 데다 사장을 비롯해 일부 임직원마저 둥지를 떠나게 돼 올해 영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영상·애니메이션 부문도 올해는 경기부진으로 영업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대 사장이 BEA코리아로 자리를 옮긴 변으로 내세운 “좀더 역동적인 부문서 일하기 위해”라는 얘기도 결국은 SGI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 사장은 구체적으로 “BEA코리아를 국내 e비즈니스부문 시장서 MS와 대등한 회사로 키울 것”이라는 포부로 이직의 이유를 대신했다.
설상가상으로 마케팅 책임은 맡아온 이광훈 부장도 이번에 SGI코리아를 떠나게 됐다. 외견상으로는 본사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지만 실상은 어려워진 SGI코리아의 입지를 감안, 발전적인 방안으로 이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다른 몇몇 직원 역시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SGI코리아는 권치중 전무가 대표이사 대행을 맡게 됐으며 마케팅은 당분간 겸직하는 형식으로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SGI코리아측은 이를 계기로 정예화된 조직을 앞세워 알짜사업인 유닉스서버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홀가분한 모습이다.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영상·애니메이션부문을 공세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GI코리아는 본사 방침에 따라 회사조직을 슬림화하고 인력의 정예화에 나서고는 있으나 경기부진이 겹쳐 어려움을 헤쳐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리눅스와 유닉스서버 등 일부 부문서는 더욱 확고한 위상을 차지할 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