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세상 화제와 이슈](16)IT업계 구조조정-경기침체 장기화 감원 `칼바람`

국내 정보기술(IT)업계도 인력감축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의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PC업계를 비롯해 시스템통합(SI)업계와 소프트웨어업계는 물론 외국계 업체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이미 미국을 비롯해 주요 선진 외국기업들이 경기침체를 반영해 잇따라 인력감축을 선언한 뒤라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동안 국내 인력수급시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온 IT업계가 인력감축에 나섰다는 점에서 하반기 인력시장에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우선 PC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장 두드러진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16일부터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체 사무직 직원의 20%를 감원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KDS도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전체 700여명의 직원 중 200여명을 희망퇴직 등의 형식으로 감원했다. 삼성전자나 LGIBM은 인위적인 감원을 하지는 않으나 신입사원을 뽑지 않거나 결원이 생길 때 인원을 보충하지 않는 방법으로 감원을 실시하고 있다.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계 역시 인원감축에 돌입했다. 한국HP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말까지 희망퇴직을 받는 형식으로 50∼100명 가량을 감원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현재 900명이 넘는 인력을 희망퇴직을 통해 연말까지 850명선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컴팩코리아도 HP와의 합병을 의식해 신규직원을 선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원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결원을 보충하지 않거나 희망퇴직 등의 형식을 통해 감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SGI코리아는 최근 마케팅 직원을 포함해 3명의 인력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감원했으며 한국델컴퓨터는 이미 지난 6월 중 경기부진을 대비한 긴축경영의 일환으로 15명을 감원했다.

 SI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NDS는 최근 지능형빌딩시스템(IBS)·네트워크 등 수익성이 없는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그룹내 시스템관리(SM)사업에 치중한다는 방침 아래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인원의 20% 가량이 감원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외에도 매년 500명 이상의 신규사원을 선발해온 삼성SDS는 신입사원을 선발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결원 등 자연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기로 했다. 또 현대정보기술도 당분간 인력충원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인력을 감원하기로 했으며 LGEDS의 경우는 신입사원 선발인원을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에 비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리눅스업계 역시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리눅스원은 지난 7월말 110명의 인원을 75명으로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리눅스서버사업에서 어플라이언스 유통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도 전체 직원의 20% 가량을 감원했다. 리눅스인터내셔널 역시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신규사업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게 되자 전체 인력의 40% 가량을 감원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IT업계는 인력감원을 구조조정으로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IT인력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경비절감 등 단기적인 경영압박 요인만 부각된 데 따른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