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불황을 의식해 주요 기업들이 긴축경영에 돌입하고 있는 가운데 인력감축이나 비용절감 등의 긴축경영이 기업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이 최근의 경기부진을 IMF 외환위기 때의 불황과 같은 맥락에서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인력감축을 최선의 방책으로 삼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지난 97년 이후 외환위기가 기형적 재무구조로 인해 야기된 극심한 ‘유동성’ 위기인 데 반해 지금의 위기는 IT시장의 주력상품이 차세대 제품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기적 불황’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인력감축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전략적 자산을 훼손하면서 제2 혹은 제3의 긴축경영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력감축을 통해 어느정도 비용이 절감될 수는 있지만 앞으로의 발전방향 측면에서는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경쟁력있는 부문으로의 인력 재배치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넘기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포천지 역시 지난 98년 불황 때 3% 이상의 인력을 감원한 기업들의 주가가 그보다 작은 규모로 인력을 감축했거나 오히려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단행하지 않은 기업의 주가보다 감원후 3년간 상승률이 낮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의 예이긴 하지만 루슨트는 전체 인력의 15% 가량을 감축했으나 시장 평균보다 낮은 주가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감원 자체가 전략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이들 기업의 주가가 나머지 기업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일견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력감축을 실제적 구조조정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한국적 풍토속에서 약화된 기업성과의 회복이 감원을 실시한다고 해서 쉽게 이뤄질 것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리기업도 결국 경쟁전략의 측면에서 보면 인력감축은 만능이 아니라는 것이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